태국 음식점을 자주 찾는 편은 아니다. 특히 뿌님팟퐁 커리는 딱 두 군데에서만 먹어봤는데, 한 번은 생 어거스틴 이라는 유명한 체인점에서였고 한 번은 방이동에 있는 루엔타이 라는 태국 음식점에서였다. 두 군데서 먹어보면서 공통적으로 느꼈던 건, "너무 달다" 였다. 그래서 조금 걱정이 되었다. 여기도 달면 어떡하지.. 그냥 태국 오리지널이 원래 단 맛이 강한걸까? 다행히 아니었다. 인생 세 번째로 경험한 디 안다만에서의 뿌님팟퐁 커리는 단 맛이 거의 없었다. 많이 맵지도 않았다. 소프트크랩은 아주 먹기 좋은 크기와 식감으로 잘 튀겨졌으며 커리의 양도 넉넉해서 고봉밥을 둘이 나눠 비벼먹으니 딱 좋은 양이었다. 하나만 시키기 뭐해서 쏨땀도 하나 주문했는데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소스는 아주 맛있게 새콤했고 넉넉하게 들어간 땅콩과 방울토마토가 맛과 풍미를 잡아주었다. 매콤상큼한 쏨땀의 맛이 약간 느끼할 수도 있는 뿌님팟퐁 커리의 맛을 잡아주며 좋은 시너지를 내었다. 음식도 맛있고 이국적인 인테리어도 예쁘고 직원들도 -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 몹시 친절한 이 음식점의 단점은 명확하다. 너무 비싸다. 모닝글로리 볶음 요리 하나에 1.5만원이다. 치킨 한 마리 값이다. 가장 가격이 싼 요리가 텃만꿍 4조각인데 이것조차 1.1만원이다. 이마저도 사이드로 주문하기에는 꽤나 망설여지는 금액이다. 맛있는 녀석들이 여기서 촬영하고 갔다는데, 그 에피소드를 보지는 않았지만 제작진이 받아든 영수증은 꽤나 무거웠으리라 짐작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지 않은 뿌님팟퐁 커리를 나에게 맛보여준 곳이기에 맛있다로 정했다. 주식 오르면 한 번 더 방문해서 다른 요리도 먹어봐야지.
디 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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