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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우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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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음료의 맛을 제외한 모든 것이 좋았던 곳. 일단 자리가 너무 좋다. 특히 지금 벚꽃 시즌에는 더더욱 그렇다. 북수원에서도 이름난 벚꽃 명소인 만석공원이 바로 보이는 2층 카페라니, 이 정도 뷰라면 자릿값이라고 생각하고 돈을 낼 만한 값어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뷰도 예쁘고 내부 공간도 예쁘다. 꽤 넓은 공간이라 욕심을 냈다면 테이블을 빡빡하게 두고 최대한 많이 받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테이블 갯수로 채 10개가 되지 않는다. 당연히 테이블간 간격이 넓고 내부에 들어왔을 때에도 답답하지 않고 탁 트인 느낌이 들어 좋았다. 단순히 넓기만 한 게 아니라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장식된 기둥이나 천정의 조명을 가늘고 길게 일자로 이어붙여서 아주 적당한 조도를 맞추면서도 보기에도 예쁘게 꾸며놓은 모습이 인테리어에 공을 많이 들였고 이후에도 계속 신경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갔을 때 디저트 류는 모두 품절이었고 음료도 시그니처 음료라고 되어있던 트리플 베리 에이드를 비롯한 몇몇 음료는 품절이었다. 벚꽃이 흩날리는 그 주말 이 곳이 얼마나 핫했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지. 그래서 피치 우롱티와 아인슈페너를 마셨는데.. 음.. 물론 못 먹을 맛은 아니었지만 돈 주고 먹을 맛도 아니었다. 피치 우롱티는 걍 복숭아 아이스티에 우롱차 티백 담근 맛이었는데, 티백을 우려내기 위해 뜨거운 물을 붓고 그 위에 아이스티와 얼음을 넣은 다음에 젓지 않고 그대로 내어준 것인지 아래는 뜨끈하고 위는 차가운 상태로 나와서 잔을 집어들다가 뜨거워서 이거 뭐지 싶었다. 맛도 뭐.. 걍 집에서 타먹는 맛. 아인슈페너는 좀 더 심각했는데, 크림이 너무 꾸덕하고 느끼한 데다가 커피와의 양을 조절하는 데도 실패한 모양새. 커피 다 마시고도 크림이 반절은 남았을 정도인데 다 마시고 나서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드는 맛이다. 커피 자체의 맛도 쏘쏘. 솔직히 다른 데서 이런 음료를 마셨다면 당연히 별로 등급을 주고 이렇게 길게 쓰지도 않았겠지만 처음에 언급한 것처럼 음료 맛을 뺀 나머지가 다 좋았기 때문에 그렇게 마냥 내려치기에는 또 아쉬운 마음이 드는 곳이다. 일하시는 분들의 응대도 친절하고 카페 곳곳에서 애정을 갖고 잘 관리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하는 부분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개인적으로는 별로 자신있는 메뉴가 아니라면 과감히 쳐내고 메뉴 숫자를 줄인 다음 맛을 조금만 개선한다면 좋겠다. 물론 그러한 개선이 더 많은 매출을 끌어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으니 그게 정답이라고 주장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냥 개인적인 바람 정도이다. 입구로 올라가는 계단이 불규칙한 형태의 계단이라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멋스럽긴 하지만 다리가 불편한 일행이 있거나 하는 경우 안쪽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편이 좋겠다. 만석공원에서 즐길 수 있는 피크닉 세트도 대여해준다고 하니 혹시 공원에 데이트 오는 경우 이용해보는 것도 좋겠다. 우리가 있는 동안에도 두세 팀 정도가 사용하고 난 피크닉 세트를 반납하러 오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화장실만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 듯 한데 개방 화장실이 아니라고 하니 화장실 쓸 거면 커피 한 잔이라도 주문하도록 하자. 다음 벚꽃 시즌에도 만석 공원을 오게 된다면 아마 이 곳도 재방문 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그 때는 꼭 창가 자리를 사수하리라. 잘 먹었습니다.

아더엘

경기 수원시 장안구 정조로1053번길 41 흑두부보릿골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