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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우체국
추천해요
1년

멀리서 일부러라도 찾아와서 먹어볼 만한 훌륭한 맛의 베트남 식당 바로 전날 스타필드 하남에 들렀을 때 쌀국수를 먹었는데 뭔가 만족스럽지 못했던 탓에 평소 가봐야지 벼르고 있었던 까몬 행궁본점을 전격 방문. 이 근처 망고 플레이트 상위권 맛집은 거의 변함이 없이 고정적이었는데 최근 갑자기 치고 올라온 가게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었고 또 근처 지나갈 때마다 보면 웨이팅이 늘 끊이지 않았기 때문에 꼭 방문을 해보고 싶었던 곳이다. 일요일 12시 조금 넘어서 갔는데 역시나 앞에 4팀이 웨이팅이 있었다. 카톡으로 웨이팅 등록을 하고 30분 정도 근처를 산책하다 보니 알림이 와서 바로 입장. 밖에서 보이는 공간 외에 주방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조금 더 큰 홀이 있는데 그 쪽에 자리를 잡았다. 테이블 숫자는 다 합쳐도 10개가 채 되지 않았고 깔끔한 나무 테이블에 확 튀는 은색 의자가 심플하면서도 묘하게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손님이 많이 몰리는 바쁜 식당, 특히 동남아쪽 식당은 테이블 청결도가 썩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이 곳은 아주 깔끔하고 청결하게 닦고 세팅이 되어 있어 기분이 좋았다. 처음 가보는 곳이었기 때문에 기본 쌀국수와 기본 볶음밥을 하나씩 주문하고 사이드로 뭘 시킬까 고민하다가 크림 새우를 주문. 그리고 맥주가 땡겨서 타이거 맥주 한 병을 주문했다. 고수와 매운 고추는 요청을 해야 주시니 필요하다면 주문시에 같이 말씀을 드리면 된다. 쌀국수 국물을 한 입 떠먹은 그 순간부터 눈이 번쩍 떠지는 기분이었다. 적당히 짭짤하고 구수한 깊은 맛이 돋보였는데 매운맛으로 주문하지는 않았지만 끝맛에 아주 약간의 칼칼한 맛이 꽉 잡아주는 아주 밸런스 잘 잡힌 맛이었다. 내 입맛에는 따로 더 추가하지 않아도 이 자체로 좋았지만 만약 매운 맛을 좋아한다면 스리라차 소스나 매운 고추를 추가해도 좋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간이 약하지 않기 때문에 해선장 소스를 넣는다면 풍미를 위해 조금만 넣는 것이 좋겠다. 볶음밥은 고기와 밥이 반반 나뉘어져 있고 그 위에 덜 익힌 계란 - 수란이라고까지 부르기에는 애매한 - 이 올라가 있었다. 계란을 터뜨려서 노른자와 함께 비벼서 먹으니 이 또한 꿀맛이었다. 고기가 적당히 달달하니 맛있었는데, 밥을 비비는 데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정확한 양이 인상적이었다. 고기가 더 많았다면 달거나 짜서 물렸을 것 같고 적었다면 많이 아쉬웠을 것 같은데 마지막까지 그런 느낌 없이 양적인 밸런스가 좋았다. 볶음밥 맛이 아주 특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쌀국수와 같이 먹기에 딱 좋은 그런 맛이었다. 크림 새우는 레몬향이 곁들여진 강한 레몬 소스가 일품이었는데 호불호가 좀 있을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미리 만들어놓고 서빙하는 것 같았다. 새우의 튀김이 소스를 이미 많이 흡수해서 눅눅했고 음식의 온도나 빛깔 자체가 갓 만들어진 빛깔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내 경우에는 소스에 버무려 먹는 튀김의 경우 눅눅해도 별 거부감이 없고 - 탕수육도 부어서 눅눅해져도 상관 없이 먹는 편 - 소스 맛이 나쁘지 않아서 맛있게 먹었다. 하지만 같이 간 아내는 바삭파여서 그런지 이 메뉴는 별로였다고 했다. 항상 만들어놓은 것을 내어주는지, 아니면 타이밍에 따라서 갓 튀긴 것을 먹을 수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주문시 참고할 필요는 있겠다는 생각. 워낙 웨이팅이 많다보니 사이드 메뉴는 바로바로 빼서 회전 속도를 늘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라는 식으로 이해해볼 수도 있겠다. 마지막으로 따로 부탁드린 고수, 이게 진짜 모든 맛을 살렸다. 나는 으레 다른 곳에서 그러하듯 작은 종지 같은 데 조금 담아져 나올 줄 알았는데 손바닥보다 큰 트레이에 줄기가 튼실하게 달린 고수가 수북하게 담겨 나와서 조금 놀랐다. 그런데 향이 더 걸작이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먹어본 그 어떤 고수보다도 신선하고 거부감 없는 향이 났다. 음식의 풍미를 환상적으로 끌어올려주는 고수가 자칫 밋밋할 수 있었던 기본 쌀국수와 볶음밥에 긴장감을 불어넣어 주고 있었다! 만약 자신이 고수에 거부감이 없다면 반드시 부탁드려서 같이 먹어야 한다. 이 정도 품질과 양이면 고수 추가에 돈을 받아도 얼마든지 낼 의향이 있는데 심지어 서비스라니. 이런 고수는 어디서 살 수 있는지 물어볼 걸 그랬다. 전반적으로 맛의 밸런스가 훌륭하고 요즘 물가 감안하면 가격 대비 양도 아주 풍족하다. 이정도면 성수동 부럽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얼마든지 웨이팅을 감내할 수 있는 맛이고 조금 멀리서 일부러 찾아와서 먹는다고 해도 실망하지 않을 맛이다. 요즘 봄을 맞아 화성 행궁에 나들이를 많이들 오시는데 이 곳도 꼭 리스트에 넣어두고 먹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미 체인점화 되어있어 꽤 많은 지점이 생겨난 것 같지만 그래도 본점에서 맛을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앞으로 당분간은 쌀국수 땡기면 굳이 여기저기 찾아다니지 않고 이 곳을 찾을 것 같다. 다음 번에는 짜조도, 반미도, 닭 목살 튀김도 먹어보고 싶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까몬

경기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886번길 2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