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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우체국

추천해요

11개월

일산에서 점심을 배부르게 먹고 산책 겸 밤리단길을 돌다가 만나게 된 카페. 요즘 핫한 거리들 대부분 카페가 많아서 차별화하기 쉽지 않은데 외부 인테리어부터 조금 특별한 느낌이 들어 자연스럽게 발을 들이게 되었다. 문에 들어서면 널찍한 카운터가 있고 그 옆으로 들어가야 테이블 홀이 있다. 카운터 부근이 시원하게 비워져 있는 부분이 꽤 마음에 들었다. 사람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덜 복작거린다는 인상을 주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땐 홀이 거의 꽉 차 있었고 사람들 이야기 소리가 홀 안에서 좀 많이 울리는 편이라 테라스 자리로 향했다. 비록 바람이 제법 부는 흐린 날이긴 했지만 시끄럽고 번잡스러운 것 보다는 이 편이 낫다. 테라스 자리가 상당히 매력적이다. 뷰는 그냥 일산 도로뷰(?)이지만 적당히 키 큰 나무가 심어져 있고 초록초록 해서 테라스 공간이 크지 않음에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이 공간이 상당히 내 마음에 들었다. 자리를 먼저 잡고 커피와 디저트를 주문. 산미가 있는 커피를 좋아하는 나는 에티오피아 원두 커피를 아이스로 주문하였고 아내는 묵직한 커피를 좋아하기 때문에 자체 블렌드인 오누 블렌드 원두 커피를 따뜻한 것으로 주문했다. 그리고 요즘 많이들 먹는다는 잠봉스콘도 같이 주문했다. 주문한 커피는 직접 자리까지 가져다주시고 또 반납도 직접 할 필요 없이 놓고 가면 된다. 왜 그런가 봤더니 커피가 잔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길쭉한 나무 트레이로 나오니 이것을 손님 보고 직접 들고 가라고 하면 오히려 깨먹거나 할 것 같다는 생각. 커피는 잔이 따로 나와서 원하는 만큼 따라 마실 수 있고, 아이스 커피도 아이스볼이 담긴 잔에 직접 따라 마시는 방식이다. 커피 구력(?)이 낮은 나로서는 처음 맞이한 생소한 방식이어서 신선했다. 다만 커피 한 잔 마다 트레이가 자리를 차지하니 테이블이 너무 부족했다. 이런 방식이라면 테이블 크기는 좀 더 커도 좋을 것 같다. 커피 맛도 아주 훌륭했다. 내가 기대했던 것 이상의 산미가 가득한 아주 가벼운 맛의 커피였다. 에티오피아 원두로 내린 커피를 여러 군데에서 마셔봤지만 이곳에서 마신 커피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특히 아이스볼을 따라 흘러내리며 채워지는 잔과 그 투명한 빛깔까지도 너무나 좋았다. 같이 주문한 잠봉스콘도 나는 처음 접하는 디저트였다. 잠봉뵈르의 변형인 것 같은데, 사진은 예쁘게 나왔지만 먹기는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무너지지 않게 자르느라 고생을 했는데 먹어보니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맛있었다. 햄과 버터의 풍미가 밸런스 있게 잘 섞여들었고 딱 적당히 입 안이 행복할 정도의 양이어서 만족스러웠다. 마냥 인스타용으로 파는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인기가 있는 가게는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이곳 일산에서 그것을 다시 느끼고 가게 된다. 가까운 곳에 산다면 종종 와서 힐링하다 가고 싶은 그런 곳이다. 밤리단 길에서 식사를 하고 난 후 커피 한 잔 마실 곳을 찾는 누구에게라도 추천할 수 있을 만한 곳이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오누 커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로394번길 5-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