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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우체국

추천해요

1년

파주의 대표적인 창고형 대형 카페. 방문 전날 우연히 유튜브에서 이 곳을 포함해 여러 가게를 운영하는 이곳 대표의 인터뷰를 보고 방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전격 방문. 11시 정도, 조금 이른 시간에 방문을 해서 그런지 주차장도 여유가 있었고 내부에도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덕분에 좀 덜 번잡한 시간에 이것저것 많이 둘러볼 수 있었다. 밖에서 보는 것에 비해 내부에서 느껴지는 공간의 크기가 훨씬 크게 느껴진다. 밖에서 봤던 그 창고 건물 안에 이게 다 들어가있는 게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 내부에 진입하면 다양한 사이즈의 테이블이 보이고 여기를 지나면 뻥 뚫린 메인 공간이 나온다. 정면에 카운터가 아주 넓게 존재하고 카운터 뒤에서 커피도 제조한다. 요리부(?)는 카운터를 바라보는 기준 왼쪽에 따로 있는데 진동벨도 음료와 요리에 대해 따로 주기 때문에 두 번 다녀와야 한다. 원래 공장이었던 곳을 개조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공장의 뼈대가 주는 산업혁명적인(?) 느낌과 카페의 느낌, 그리고 식물이 주는 생명의 느낌이 서로 끓어오르듯이 어우러지는 느낌이다. 조화롭다기 보다는 서로가 서로의 몸을 또아리 틀면서 기싸움 하는 히드라 같은 느낌? 쓰다보니 좀 이상한데 좋은 의미로 표현한 것이다. 긴장감과 힘이 느껴지는 공간 연출이라고 생각한다. 이 곳의 빵 역시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하는 듯한 외형을 갖고 있다. 판매하는 빵들이 다 전체적으로 흘러넘치는 비주얼, 강렬한 색배합을 자랑하며, 사이즈가 거대하고 카페 이름처럼 더티하다. 오염되고 더럽다는 게 아니라 재료가 넘쳐서 흘러내리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야수적인 형태가 돋보인다는 의미로 더티하다. 이런 더티한(?) 빵들은 먹는 사람도 같이 더티하게 만들고, 이 곳의 사람들은 격식 있고 우아한 식사가 아닌 더티한 식사를 하면서 끝내 이 공간과 동화되고 마는 것이다. 빵 뿐만 아니라 음료조차도 의도적으로 컵 바깥쪽을 더럽히도록 데코하여 그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무심결에 잡는 순간 이 흘러내린 크림으로 끈적끈적 해진다. 브런치는 또 어떤가? 아보카도와 햄이 꾹꾹 눌러담긴 샌드위치를 무너지지 않게 썰어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배가 터져서 해체된 샌드위치(였던 무엇)을 먹게 될 가능성이 높다. 브런치의 베이컨은 아예 그릇 밖 종이 위에 얹혀있다. 이 노골적이고 일관적인 이미지가 카페 전체를 관통한다. 그런 의미에서 물티슈를 좀 넉넉하게 줬으면 좋겠다. 아 그리고 이건 이건 그냥 나의 꿈보다 해몽일 수도 있는데, 처음에 쟁반을 들기 전에는 왜 음료를 이렇게 멀찍이 떨어뜨려서 줬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쟁반을 들어올리자마자 아, 이거 무게중심이 딱 맞는구나, 몸으로 바로 알 수 있었다. 음료 잔을 쟁반 양쪽 대각선으로 끝으로 배치해서 쟁반을 들었을 때 무게 중심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내어주는 것을 보고 단순히 인테리어나 음식만이 아니라 디테일한 서비스 부분에도 신경을 쓰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별 생각 없이 놓은 것일 수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느꼈다. 카페 특성상 쟁반을 들고 계단을 제법 높이 올라야 하는데 음료 잔이 가운데 있으면 흔들흔들 불안했을 것 같다. 이 카페와 거의 유사하게 만들어진 카페가 일산에도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가 묵었던 일산 숙소에서 그 카페가 더 가까웠지만 우리는 가까운 거리가 주는 편리함 보다는 오리지널을 경험하고자 이 곳을 찾아왔고,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그런 곳이었다는 생각이다. 나중에 파주에 갈 일이 또 있을 듯 한데, 그 때도 꼭 다시 들러볼 계획이다. 왜냐하면 나는 아직 라이징 썬과 내슈빌 치킨 버거를 먹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내슈빌 치킨 버거는 아침 11시에 이미 품절이라니, 이게 무슨 일인지..? 꼭 먹어볼테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더티트렁크

경기 파주시 지목로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