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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우체국
추천해요
3년

전시관이나 박물관 안에 있는 카페들은 구색맞추기인 경우를 종종 경험한 적이 있다. 카페가 있긴 하지만 공간이 너무 작아서 앉을 자리가 없는 경우도 믾고, 음료나 디저트를 그냥 받아다 파는 무성의한 곳들도 많다. 하지만 이곳은 아니다. 유명 건축가인 안도 타다오의 철학은 이 카페에서도 이어진다. 뮤지엄 한켠의 꽤 거대한 공간이 카페테리아 용도로 할애되어 있고 여러 형태로 자리가 마련되어 있어 커피를 마시지 않더라도 이 공간을 경험하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도록 정성껏 마련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내와 실외 모두 자리가 있는데 다 합치면 동시에 100명 가까이도 앉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자리가 충분하니 뮤지엄 산에서 관람을 한 이후에는 꼭 이 곳을 들러보도록 하자. 우리는 야외 자리 중 가장 바같쪽, 바로 난간 너머로 강원도의 힘이 느껴지는 자리에 앉았는데 한쪽으로는 강원도 산간의 비경이, 한쪽으로는 물과 곡선이 춤추는 뮤지엄의 건축이 나를 즐겁게 해서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구경을 했다. 요즘 멍이 대세인데 이 곳은 물멍과 풀멍이 가능한 곳이다. 꽤 먼 곳이지만 일부러 시간을 내서 와볼 만한 가치가 있다. 공간에 대해 이렇게 길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의외로 커피가 별로 맛이 없었기 때문이다. 박이추 바리스타와 콜라보를 했다고 해서 큰 맘 먹고 스페셜티 중 하와이안 코나로 주문했는데 왜 하와이안 코나에서 이런 맛이 나지? 원두가 바뀐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맛이 없었다. 하와이안 코나의 그 부드럽고 산뜻하고 향기로운 풍미를 기대했는데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같이 쓴 맛이 강한 커피를 마시게 되었으니 배신감(?)이 더 크게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반면 아내가 주문한 루이보스 티는 꽤 훌륭했다. 좋은 티백을 쓴 느낌. 향긋하고 포근한 맛이다. 그리고 망고 케이크도 기대 이상으로 훌륭했다. 망고 과육의 향이 온전히 살아있어서 기분이 좋아지는 맛이었다. 거기에 케잌 안에 박힌 망고가 거의 손바닥 만한 통망고(?)인데 케잌에 이런 사이즈의 망고가 박혀있는 건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기에 생경하면서도 유쾌한 경험이었다. 망고 케이크 맛있다. 지금까지 살면서 먹어본 망고 케이크를 다 떠올려봐도 한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 고민을 좀 했다. 이렇게 훌륭한 공간과 맛있는 망고 케잌에도 불구하고 평가를 괜찮다로 해야 할지 아니면 맛잇다로 해야 할지.. 그런데 내가 고민하는 이유는 오직 스페셜티 커피 때문이고 그것만 아니라면 망설임 없이 맛있다를 줄 수 밖에 없는 곳이니 만큼 맛있다로 평가를 결정. 다만 굳이 스페셜티 커피를 마실 필요는 없을 것 같고 그냥 일반 커피를 드셔도 충분할 것 같다. 그리고 망고 케잌은 꼭 같이 드시길.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카페 테라스

강원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2길 260 한솔 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