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처를 지나다니다 보면 한 번쯤 눈길이 길 수 밖에 없는 행궁동 솥밥집. 빨간색 항아리 모양과 심플한 외관이 오히려 시선을 잡는다. 1호점과 2호점이 가까운 곳에 각각 존재하는데 우리는 2호점에 방문. 내부는 깔끔. 벽과 기둥에 원형 간접조명이 포인트를 주는데 큰 창으로 쏟아지는 자연광과 어우러져 따뜻한 분위기를 준다. 테이블은 2인 3인 4인 테이블 등으로 구분하여 미리 세팅이 다 되어있어 일행 숫자에 맞춰 앉으면 된다. 자리에 앉아서 메뉴판 확인 후 쭈꾸미 솥밥과 소갈비살 솥밥, 그리고 바질 감자전을 주문했다. 먼저 밑반찬. 오징어 젓갈과 궁채 장아찌, 열무 김치 그리고 채소 볼이 나오는데 밑반찬이 하나같이 다 맛깔스럽다. 특히 채소볼의 경우 드레싱이 아예 없다시피 채소 본연의 상태 그대로 씻어서만 나왔는데 채소 향이 강하게 살아있어서 식욕을 끌어올려준다. 열무김치가 상대적으로 살짝 쳐지는 편이고 나머지 젓갈과 장아찌도 아주 맛있다. 잠시 후 솥밥이 나왔다. 행궁동 답게(?) 비주얼이 멋들어진 편. 쭈꾸미 보다는 소 갈비살 쪽이 정갈하면서도 풍성해서 좀 더 보기 좋았다. 솥밥이 나오면 일단 사진을 찍어서 예의를 갖추고(?) 난 후 같이 나온 커다란 숟가락 - 주걱..? - 으로 퍼서 대접에 담고 역시 같이 나온 뜨거운 보리차를 솥의 1/3 ~ 절반 정도 부은 후 테이블에 비치된 누룽지를 2~3스푼 퍼서 넣고 다시 뚜껑을 덮어둔다. 그리고 퍼담은 밥에 반찬과 같이 나온 소스를 뿌려서 섞고 와사비 얹어서 먹으면 된다. 쭈꾸미 솥밥의 경우 스파이시 하다고 되어있는데 매운 맛이 거의 없었으며 소갈비살 솥밥의 경우 잡내 없이 육즙 팡팡하게 잘 구워진 고기 양이 제법 되는 편이라 부족하지 않게 먹을 수 있었다. 바질 감자전은 바질향이 적당히 나면서 두툼하고 바삭했다. 가격이 저렴해서 양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큼직한 전이 4장이 나와서 솥밥에 곁들여 먹기에 딱 좋았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비주얼 좋고 가격 대비 양이 넉넉하고 맛도 중간 이상은 하기 때문에 까다로운 입맛이 아니라면 누구나 방문해서 맛있게 먹을 수 있을만한 곳이다. 다만 2인 테이블이 너무 좁아서 아쉬웠다. 솥과 대접이 인당 각각 놓여지고 여기에 사이드 하나에 물병, 보리차 담은 보온병, 밑반찬 이렇게 올라가는데 테이블이 조금 비좁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으로 반 뼘 정도만 더 넓었어도 괜찮았을텐데 싶었다. 그리고 솥밥이 막 나왔을 떄의 비주얼은 굉장히 예쁜데 막상 먹다보면 심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일행도 같은 이야기를 했는데, 그동안 솥밥집을 여러군데 다녀봤지만 이런 느낌을 받은 곳은 없었다. 분명히 고기도 넉넉한데 먹으면서 아쉽다. 희한하다. 마지막으로 감자전에서 살짝 아쉬웠던 점 하나. 갓 구워서 나온 게 맞나 싶은 느낌이 들었다. 미리 만들어놓은 걸 데워서 나온 온도와 식감. 우리가 갔을 때는 브레이크 타임을 갓 지나 손님도 우리 포함 2~3팀 정도 밖에 없었는데 바빠서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많이 나가는 사이드 메뉴는 빨리 내기 위함이 아닌가 싶은데 먹는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웠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이정도 양의 감자전을 그때그때 부쳐서 내면 사이드 메뉴 기다리는데 한나절이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절대로 감자전이 맛이 없다는 건 아니다. 식감만 살짝 눅어있을 뿐 기름 먹은 냄새가 나거나 하지도 않았고 맛있게 잘 먹었다. 다 먹고 난 후 솥밥 보다는 밑반찬과 감자전이 더 기억에 남은 곳. 독특한 경험이었다. 잘 먹었습니다.
뜸
경기 수원시 팔달구 수원천로 35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