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공격적으로 체인점 수를 늘려가고 있는 프랜차이즈 일본식 돈까스 집. 방배점이 본점인데, 본점은 언제 가도 줄을 길게 서고 재료가 소진되어 문을 일찍 닫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핫한 맛집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우리가 방문한 논현점은 그 정도 까지는 아니었기에 기다리지 않고 바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이 체인점의 방향성이 주택가 외진곳에서 줄서는 맛집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논현점도 메인 스트리트에서 살짝 벗어난 위치에 있었다. 그리고 창밖이 주차타워 뷰(?)라서 그런 외진 느낌이 좀 극대화 되는 측면이 있긴 하다. 하지만 논현동 자체가 이미 외진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느낌이 그렇다는 이야기. 가게는 그다지 크지 않고 인테리어 측면에서는 딱히 이야기할 것이 없는, 프랜차이즈에 기대할 수 있는 딱 그런 깔끔한 인테리어. 입구 왼쪽에 커다란 숙성고가 있는 점은 좀 독특하다. 아무래도 숙성육이 포인트인 곳이다 보니 잘 보이는 곳에 둔 것 같기도 하다. 주문은 입구 들어오자마자 있는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기다리면 가져다주신다. 15분 정도 소요된다고 적혀있긴 하지만 우리가 방문한 날은 손님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그렇게까지 걸리지는 않았다. 주문한 메뉴는 특등심 카츠와 김치카츠나베. 그리고 여기에 미니 안심 카츠와 카레 소스를 추가로 주문했다. 요즘 일본식 등심 돈까스가 대부분 이렇게 나오는데, 손가락 마디 만한 비계가 붙은 상태의 등심을 핑크빛이 돌게 가볍게 튀겨서 육즙과 육향을 느낄 수 있도록 나온다. 작은 종지에 돈까스 소스가 나오고 와사비와 소금이 나오는데 돈까스 소스 보다는 와사비 소금 쪽이 괜찮았다. 특히 와사비가 너무 강하지 않고 쏘는 맛이 적당해서 듬뿍 올려서 먹어도 무리가 없었다. 고기는 육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편. 고기도 부드럽고 비계 부분의 고소하고 녹진한 향이 어우러져 첫 입을 넣었을 때 깜짝 놀랐다. 기대 이상의 맛. 정말 잘 숙성시킨 고기를 쓴다는 생각이 들었고, 숙성육에 자부심을 가질 만 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튀김옷이 두껍지 않아 고기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어 좋았따. 김치카츠나베도 훌륭. 비록 나베이지만 개인적으로 김치나베는 한식이다(?) 라고 생각을 하는데 서울식 김치찌개의 느낌이 잘 살아있어 맛있었다. 개인적으로 일식 돈까스 집에 가면 김치나베를 종종 먹는 편인데 만족스러운 음식이 나오는 경우를 만나기가 쉽지 않은, 은근히 맛있기 어려운 메뉴이다. 너무 시거나 맵거나 달거나 혹은 조미료 맛만 잔뜩 나고 고기와 김치가 따로 노는 경우도 많기 때문. 그런데 이곳의 김치 카츠나베는 꽤 훌륭했다. 그리고 보통 김치나베에 들어가는 돈까스는 좋은 고기 잘 안 쓰는데 이곳은 등심카츠를 똑같이 사용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고기 자체의 만족도도 꽤 좋았다. 마지막으로 미니 안심 카츠는 2조각이 나오는데 사이즈가 꽤 큰 편이라 맛보기 용으로 좋고 돈 아까운 생각이 들지 않는다. 카레 소스는 조금 무겁고 느끼한 편. 그런데 첫 입의 느낌과 달리 먹으면서 점점 아쉬운 점이 느껴졌는데, 메뉴가 전체적으로 다 느끼했다. 고기가 상당히 부드러운데 바꿔 말하면 기름진 느낌이 강해서 다소 느끼하다. 그런데 이걸 상쇄하고자 주문한 김치카츠 나베에도 똑같이 이 기름진 등심이 들어가 있고 나베에 매운맛이 거의 없다. 그리고 느끼한 걸 줄여보고자 같이 주문했던 카레 소스도 상당히 묵직한 버터 카레 느낌에 매운기가 전혀 없었다. 결과적으로 느끼한 메뉴들만 가득하다 보니 다 먹어갈 때 쯤 갑자기 확 물리기 시작했다. 물론 요즘 느끼한 것을 잘 먹지 못하게 되면서 더 강하게 그 맛을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같이 방문한 아내도 비슷하게 느낀 것을 보면 나 혼자만의 느낌은 아닌 듯 하다. 이 느끼함을 상쇄할 칼칼함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김치 카츠나베가 조금 더 칼칼해도 좋겠고 아니면 카레 소스에 매운맛 카레 종류가 추가된다면 그것도 좋을 것 같다. 와사비와 소금으로 해결하기에는 너무나 강력한 이 느끼함을 잡아줄 무언가가 있다면 끝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이 곳 시올돈은 맛있는 일식 돈까스 집이며 개인적으로 누가 돈까스 가게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부담없이 추천할 수 있을 만한 곳이다. 특히 고기의 품질 대비 가격이 정말 저렴하다. 특등심이 1.4만원인데 요즘 강남에서 일식 돈까스 이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곳도 잘 없거니와 다른 데서 2만원 주고도 이보다 훨씬 적은 양이 나오는 경우도 많은데 맛, 품질, 가격, 양 모든 측면에서 만족도가 높다. 방배동에 있다는 본점에서 한 번 더 먹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시올돈
서울 강남구 언주로150길 16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