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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우체국
추천해요
11개월

주말을 맞아 아내와 함께 시몬스 테라스로 향하던 중 밥을 먹고 가야겠다 싶어 급하게 찾아보고 방문한 곳. 결과적으로 엄청난 맛집을 찾아버렸다. 위치는 이천 테르메덴과 시몬스 테라스가 위치한 도로 끝 삼거리에 있다. 테르메덴 방향에서 오는 경우 삼거리에서 우회전 하자마자 바로 있기 때문에 지나치지 않도록 주의하자. 가게 앞 공터에 차를 주차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공간이 충분하지 않거니와 바짝 대어도 7대 정도밖에 주차할 수 없기 때문에 슬쩍 보고 자리가 없다면 알아서 어딘가에 주차를 하거나 자리가 날 때까지 뺑뺑이를 돌아야 할 것 같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아직 점심시간 전 애매한 시간이라 두 자리 정도가 남아있어 바로 주차할 수가 있었는데 먹고 나갈 때 보니까 자리가 없어서 도로에 차가 대기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을 때 피크 타임에는 상당히 곤란할 것 같으니 미리 플랜 B, 플랜 C를 세우고 방문할 것을 추천. 이미 널리 알려진 맛집인지 대기석과 수동 웨이팅 시스템(= 화이트보드)이 비치되어 있었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꽤 넓은 홀이 나오는데 나뭇결이 살아잇는 큼직한 탁자와 편한 의자 덕분에 어른들 모시고 와도 좋아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물도 셀프, 앞치마도 셀프다. 메뉴는 모두 도토리가 들어간 메뉴이고 묵밥, 칼국수, 수제비, 무침, 보쌈, 만두전골, 쟁반국수 등 다양하다. 우리는 고민 끝에 보쌈과 칼국수를 주문했다. 음식이 생각보다 굉장히 빨리 나온다. 그래서 조금 불안했다. 이미 다 만들어놓고 식은 걸 내어주나?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을 뿐. 보쌈과 칼국수가 테이블에 놓이는 순간 고소한 들기름 향이 확 퍼지면서 식욕 스파이크가 확 치기 시작한다. 보쌈은 돼지고기 수육과 보쌈김치와 도토리묵의 단촐한 구성인데 소자를 주문했음에도 양이 정말 푸짐했다. 수도권에서 이정도 양이면 최소 4만원은 넘을 것 같은데 여기서는 2.5만원에 맛볼 수 있다. 2인이라면 소자로 충분하니 욕심 부리지 말 것. 큼직하게 썰린 찰랑찰랑한 도토리묵은 텁텁하지도 않고 고소했으며 적당한 굳기로 먹는데 불편함이 전혀 없었다. 보쌈김치는 평범하고 달달한 보쌈김치. 돼지고기는 끄트머리가 까맣게 익은 게 인상적이었는데 잡내 하나 없이 굉장히 깔끔했다. 도토리묵에 보쌈 고기를 엊고 보쌈 김치를 올리고 새우젓 약간 올려서 삼합으로 먹으니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도토리 칼국수 역시 걸작이다. 도토리가루와 밀가루 배합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색은 완전히 도토리묵 색인데 식감은 칼국수의 그것을 넘어서는 엄청난 쫄깃함을 자랑한다. 면 반죽이 정말 예술이다. 여기에 국물은 형언하기 힘든 고소함으로 가득하다. 아마 내가 양이 좀 많았다면 공기밥을 따로 주문해서 밥 한 공기 더 뚝딱 할 수 있을 정도의 맛이다. 칼국수는 한 명이 딱 적당하게 먹을 수 있는 양인데 잘 먹는 성인이라면 이거 하나로는 모자랄테니 보쌈 하나에 식사 두 개 주문해서 최대한 많은 메뉴를 맛보는 게 좋겠다. 반찬으로는 음식 나올 때 무김치가 같이 나오고 테이블 단지에 쫑쫑 썰린 배추김치가 있다. 배추김치는 새콤한 맛이 강한 편인데 다소 무거울 수 있는 메인 메뉴의 느낌을 산뜻하게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고추 다대기는 경고 문구처럼 맵고 짜기 때문에 테이스팅을 해보고 넣도록 하자. 다대기를 넣으면 또 맛이 다른 결로 흐르기 때문에 경험은 꼭 해보길 바란다. 예상치 못한 훌륭한 맛집을 찾게 되어 정말 기분이 좋다. 나중에 부모님 모시고 한 번 꼭 와야지 싶은 생각이 드는 그런 곳이다. 이천에 온천욕 하러 올 일이 있다면 꼭 이 곳을 한 번 들러볼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버드나무 도토리묵밥집

경기 이천시 진상미로 179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