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작은우체국
추천해요
9개월

오징어 러버라면 반드시 먹어보아야 할 바로 그 음식, '포뜬 산 오징어'를 맛볼 수 있는 곳. 인스타에서 우연히 보게 된 '포뜬 산 오징어' 비주얼에 홀려 메모를 해두었던 곳. 아내도 나도 둘 다 오징어, 특히 오징어회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안 와볼 수가 없었다. 위치는 학동역과 강남구청역 사이. 골목 안쪽에 있는데 간판이 가려져서 잘 안 보이긴 하지만 그 골목으로 들어가면 멀리서 봐도 저기가 맞겠구나 싶은 모습이다. 옆에 '키다리 아저씨' 라는 카페 간판이 있는데 그 공간까지 다 사용하고 있고 가게 입구 쪽에 천막으로 공간을 좀 더 만들어놔서 생각보다 좌석 수가 많았다. 엄청난 웨이팅이 있는 곳이라는 얘기를 미리 들어서 가게 오픈 시간인 4시에 맞춰 방문했다. 도착하면 웨이팅 리스트를 작성하고 대기했다가 직원분이 가게 앞에서 부르면 입장하면 된다. 카톡으로 알림이 오거나 하지 않고 100% 수기와 육성으로 진행되니 가급적 가게 앞에서 대기하자. 웨이팅을 특정 시간에 맞추어 걸 수도 있으나 그 시간에 입장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테이블과 의자는 다소 좁은 편이다. 우리는 테이블 2개 붙인 자리에 앉았음에도 요리 2접시 올라가면 꽉 찰 정도로 좁으니 테이블 사이즈를 감안해서 주문하는 것이 좋겠다. 우리는 일단 목표였던 '포뜬 산 오징어'와 '가리비 숙회'를 먼저 주문하고, 이후에 '낙지 탕탕이'를 먹고 나서 '포뜬 산 오징어'를 한 판 더 먹었다. 그리고 술은 가게에 포스터가 붙어있었던 '꿀 자두 소주'를 주문했다. 먼저 '포뜬 산오징어'. 인스타에서 본 그 비주얼 그대로 나왔다. 전체적인 비주얼은 마치 오징어회로 그린 화산 같은 느낌이다. 바깥쪽이 포뜬 회가 둘러져 있고 안쪽에 초고추장과 마늘 아래로 오징어 다리가 숨겨져 있다. 아래에는 상추 등의 채소가 깔려있는데 나온 그대로 오징어 포 전체를 집어서 먹으면 된다. 이렇게 넓적하고 큼지막하게 뜬 오징어회는 처음 먹어봤는데 식감이 쫀득하고 채소와 초고추장, 마늘이 복합적인 맛을 더하며 가장 바깥쪽에 잔뜩 깔린 알이 톡톡 튀면서 식감을 더해준다. 인스타에 최적화된 비주얼과 맛, 식감이 모두 유니크해서 오픈런 하고 웨이팅 해가며 먹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음식이라는 생각. 진짜 맛있다. 그리고 '가리비 숙회'. 가리비는 그냥 회도 있고 숙회도 있는데, 가리비 회는 먹어본 적이 없다고 말씀드렸더니 숙회를 추천해주셨다. 결과적으로 대성공. 야들야들하게 살짝 삶아져 나온 큼지막한 가리비 맛이 아주 훌륭했다. 껍데기를 하나 집어들고 가리비에 포뜬 오징어를 같이 올려서 먹으면 진짜 꿀맛이다. 너무 잘 어울리는 조합. 익힘 정도도 완벽하고 사이즈와 양 모두 훌륭하다. 다음에는 회도 먹어보고 싶다. 식사류를 먹지 않았기 때문에 두 접시를 먹고 난 후에도 배가 아직 남아있었다. 추가로 뭘 더 주문할까 고민하다가 낙지 탕탕이를 먹기로 했다. 전체적으로 이 가게의 음식은 맛도 훌륭하지만 플레이팅이 정말 좋은데 마치 양식처럼 예쁘게 플레이팅이 되어있어서 받는 순간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낙지 탕탕이도 마치 파스타 접시 처럼 예쁘게 플레이팅 되어 나오는데 노른자에 잘 섞어 맛있게 먹었다. 세 접시를 먹고도 멈출 수가 없어서 마지막으로 그냥 산오징어를 먹어보고 싶었는데 요즘 오징어가 수급이 잘 되지 않아 포뜬 형태로만 팔고 있다고 하셔서 아쉬웠다. 요즘 오징어 어획량이 급감해서 오징어 값이 금값이고 물량도 없다고 하던데 그게 피부에 와닿는 순간이었다. 이러다가 오징어가 없는 세상이 오면 어떡하지..? 이 맛있는 걸 먹을 수 있을 때 충분히 먹어두어야 한다. 밑반찬은 볶은 김치와 사라다, 떡볶이, 고구마의 독특한 조합인데 맛은 회사 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그런 잘 아는 맛이다. 밑반찬의 경우 더 필요하면 셀프로 원하는 반찬만 가져올 수 있다. 꿀 자두 소주는... 달달해서 좋긴 한데 또 생각나지는 않을 맛이다. 그리고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메뉴 전반적으로 마늘이 진짜 왕창 들어가 있다. 평소에 마늘에 약하다면 감안해서 주문이 필요하다. 둘이서 4접시 해치우고 11만원 정도가 나왔는데, 강남 물가에 요즘 오징어 가격 감안하면 가격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맛, 분위기, 가격 다 좋고 사장님과 직원분들도 다 무척 친절하셨다. 다음엔 피문어 먹으러 한 번 와야겠다.

맛짱조개

서울 강남구 언주로136길 10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