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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묵던 날 동해 막국수에서 식사를 하고 방문한 곳. 위치가 바로 근처여서 그런지 막국수 먹고 여기서 커피를 마시는 것이 코스처럼 되어있는 듯, 막국수 집에서 본 손님들 중 여기서 다시 마주친 손님들이 꽤 많았다. 비록 우리는 산책 겸 리조트에서 걸어서 다녀오긴 했지만 주차장도 제법 넉넉해서 차를 가져와도 마음 푸근하게 머물다 갈 수 있을 듯. 교회를 통으로 리모델링 해서 카페를 만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내부에서 이동하기가 좀 빡세다. 각 층 안에서는 제법 공간이 넓은데 층간 이동시 계단이 좁고 가파르다. 따로 엘리베이터 같은 것은 없기 때문에 계단 오르내리기 힘든 어르신과 함께라면 방문을 재고해보는 것이 좋겠다. 다만 이러한 이동에 문제가 없다면 충분히 훌륭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각 층 중앙을 수직으로 관통하는 거대한 나무가 있는데 이 나무를 중심으로 밑에서부터 각 층의 컨셉이 다양하게 잡혀있다. 뿌리에서 나무 끝까지 감상하며 스테인드글라스처럼 장식된 계단을 통해 올라가면 첨탑에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되어 있다. 자리를 잡아놓고 천천히 이동하면서 공간 전체를 충분히 즐길 것을 추천. 사진이 예쁘게 나올만한 포인트가 곳곳에 있어 추억을 남기기에도 좋고 눈도 즐겁다. 주문은 1층에서 하는데 빵과 음료의 가격은 살벌한 편. 여러가지 빵이 많이 있지만 시그니쳐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무래도 돌빵과 흙빵이다. 이런 식의 자연물을 형상화 한 빵이 이 곳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다녀본 곳 중에 가장 비주얼적인 퀄리티가 좋았다. 진짜 돌덩어리, 흙덩어리처럼 자연스럽게 보였다. 참고로 돌빵은 흑임자, 흙빵은 로투스 과자가 베이스이므로 단맛 선호도에 따라 고르는 것이 좋다. 이런 대형 카페가 다 그렇듯 가격은 사악한 편이지만 공간을 경험하는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해보면 납득이 가는 금액이다. 우리는 식사를 했기 때문에 가볍게 돌빵 하나와 붕어빵처럼 생긴 빵을 고르고 커피를 두 잔 주문해서 3층에서 나무를 내려다는 자리에 앉았다. 의외로 빵과 음료가 맛있다. 돌빵의 경우 모양만 그럴듯한 것이 아니라 흑임자의 고소함이 한가득 느껴지는 훌륭한 맛이었다. 그리고 콜드브루가 충격적으로 맛있었다. 전혀 기대가 없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눈이 번쩍 떠졌다. 내가 평생 마셔본 콜드브루 맛 중 탑을 다툴만한, 내 취향을 그대로 저격한 사랑스러운 맛이었다. 적당한 산미와 고소함으로 산뜻하게 넘어가는 이런 커피를 회사에서 매일 마실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을 하며 커피를 마셨다. 위장에 공간만 좀 더 있었으면 두세 잔은 더 마셨을텐데.. 배가 너무 불렀다. 카페 공간도 볼 것이 많지만 카페를 나가면 작은 전시관과 사슴이 있는 작은 실내 정원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둘 다 카페 공간에 비해서는 임팩트가 있지는 않았다. 특히 사슴의 경우 날이 너무 더워서인지 늘어져있는 게 조금 안쓰러웠는데, 나중에 이 곳을 다녀온 다른 지인 말로는 먹이를 들고 있는지에 따라 사슴들 반응이 극명하게 다르다고 한다. 먹이 들고 있으면 애들이 그렇게 생기가 돈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겠다. 인스파이어 리조트 안에 볼 게 별로 없는데, 조금 차를 타고 나와서 혹은 날이 좀 선선하면 걸어서 산책할 겸 한 번 방문해볼 만한 괜찮은 카페라고 생각한다. 만약 다음에 방문한다면 조금 더 시간을 들여서 구경하고 콜드브루도 두 잔 정도 충분히 마셔보고 싶다.

메이드림

인천 중구 용유서로479번길 42 왕산교회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