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너무 재밌게 본 흑백요리사의 많은 요리 중 가장 인상적으로 봤던 음식 중 하나가 정지선 셰프의 딤섬이었고, 마침 딤섬을 먹은지도 참 오래되었다 싶어 평일을 노려 방문했다. 결론적으로 대만족. ㅁ 방문일 - 2024년 10월 ㅁ 위치 - 서이초등학교 바로 맞은편, 서초2동 주민센터 바로 앞에 있는 조금은 한적한 위치. 강남역 메인 스트리트의 정신없는 번잡함이 없는 곳이라 좋았다 ㅁ 인테리어 - 올해 5월에 지금 위치에 새로 오픈한 곳이라 그런지 반짝반짝 새것 느낌이 강하다. 커다란 중국풍 그림이 내외부 곳곳을 장식하고 있어 색다른 느낌을 준다. 내부가 넓지는 않았지만 블랙 톤의 인테리어에 앞접시와 식기까지 무채색의 톤을 유지하고 있어 정갈하고 깔끔한 느낌을 준다. 톤이 블랙일 뿐 어둡지 않고 조명은 밝고 화사한 편. ㅁ 테이블 세팅 - 테이블, 의자, 물컵, 수저, 반찬 종지와 티슈 트레이까지 아주 정갈한 톤으로 깔맞춤 되어있고 깨끗하게 세팅되어 있어 기분이 좋았다. 요즘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테이블 밑 서랍식 수저통 같은 게 없이 얄쌍한 게 참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어두운 톤이라 2인석 테이블이 작아보였지만 딤섬 그릇이 4개 넘게 올라가도 식사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테이브 사이즈도 충분했다. ㅁ 웨이팅 - 캐치테이블로 웨이팅 예약이 가능하고 점심 타임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타임은 오후 3시부터 예약 시작. 우리는 아내가 3시 조금 전에 먼저 가서 웨이팅을 했는데 평일이라 그런지 첫 타임도 예약이 가능했다고. 다만 나의 퇴근 시간을 고려해 눈치 싸움을 하며 줄을 조금씩 뒤로 옮겨가면서 6시 ~ 6시 반 정도 입장할 수 있는 순번으로 예약을 하였다. 요즘 주말에는 아침에 저녁 예약까지 한 번에 잡기 때문에 웨이팅이 피터진다고 하니 조금 여유있게 식사하고 싶다면 평일을 노려보자. 그래도 주말에 비해서 조금 여유롭다는 것이지, 우리가 방문한 날에도 예약은 바로 풀이었다. 현장 방문은 노쇼 등의 취소가 있는 경우에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ㅁ 분위기 - 직원들이 조용히 오가면서도 친절하고 활기 있는 느낌. 카운터에 계시는 젊고 훤칠하신 분이 아무래도 정지선 셰프 남편분이신 것 같은데 굉장히 친절하셨다. 또 카운터만 보지 않고 직접 홀 서빙을 하시면서 같이 바쁘게 일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ㅁ 메뉴 . 주문한 메뉴는 총 6개. 5종의 딤섬과 홍소육 덮밥을 주문했다. 둘이서 진짜 배부르게 잘 먹었다 하며 기분좋게 나올 수 있었다. . 마늘 새우찜 - 꼭 먹어보아야 하는 메뉴라고 해서 첫 주문에 포함했는데, 명불허전이라고 진짜 꼭 먹어야 하는 메뉴가 맞았다. 노란색의 진한 마늘향 소스 위로 당면이 깔려있고 그 위로 잘 익힌 새우 4피스가 올라가 있는데.. 진짜 눈이 띠용 할 정도의 맛이다. 숟가락에 당면을 조금 올리고 그 위에 새우를 얹어 한 입에 먹으면 딱이다. 간이 상당히 진하고 짭쪼롬한데 먹고 난 뒤에 오랫동안 남아서 혀를 괴롭히는 그런 맛이 아니다. 깔끔하게 딱 사라지는 맛. 당면과 소스는 조금 남겨놨다가 다른 딤섬을 찍어먹어도 맛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 훌륭한 맛. . 소룡포 - 육즙이 정말 팡팡 터지는 소룡포. 서빙 해주시면서 나오자마자 먹으면 뜨거우니 주의하라 하셔서 30초 정도 뒀다가 먹었는데 딱 좋은 온도였다. 육즙이 가득하면서도 느끼하지 않고 고소했다. 그리고 보통 소룡포에 간장이 같이 나오는데 이곳은 간장이 없이 생강채만 나오는 게 조금 특이했다. 물론 간장이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간은 딱 맞기 때문에 생강채로도 충분했다. . 티엔미미 쇼마이 - 메뉴에 쇼마이 종류가 상당히 많았는데 기본 쇼마이를 일단 먹어봐야겠다 싶어 주문. . 홍소육 덮밥 - 딤섬이 아닌 메뉴를 뭘 주문할까, 가지 요리를 주문할까 고민하다가 흑백요리사에서 홍소육 이야기가 나왔던 게 떠올라 주문한 메뉴인데 안 먹어봤으면 큰일날 뻔 했다. 고기가 어쩜 그리 부드러운지! 기본적으로 부드러운 식감에 단맛이 강한데 밥과 콩나물이 있어 그 맛이 적당히 중화된다. 그리고 달기만 한 것이 아니라 약간의 매콤함이 있어 정말 맛있게 먹었다. 같이 나온 국물은 마치.. 포장마차에서 파는 우동 국물 같은 느낌인데 김의 고소한 풍미가 강한 게 특징이었다. 다음에 오면 고기 요리를 꼭 먹어봐야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했던 메뉴. . 트러플 쇼마이 - 기본 쇼마이의 변주. 쇼마이 안쪽까지 까맣게 물들어 있고 트러플 향이 강했다. 개인적으로 쇼마이는 한 종류만 맛보면 될 것 같다는 생각. 배의 남은 용량은 바로 다음의 메뉴인 날치알 새우에 양보하는 게 맞다. . 날치알 새우 - 이 날의 최고의 메뉴. 감자피 만두처럼 쫄깃한 만두피 안에 새우와 날치알이 가득 들어있는데 입에 넣고 한 번 씹으면 쫄깃한 식감을 한 번 주고 스르르 사라지는 피 너머로 맛의 폭풍이 몰아친다. 쇼마이 말고 이걸 먹어야 한다. 이 딤섬만 3판 4판 먹고 가도 아쉬움이 전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이곳 딤섬의 특징이 뭘 찍어먹을 필요 없이 그 자체로 간이 딱 맞춰져서 나오는데, 이 날치알 새우 딤섬의 간이 가장 훌륭했다. 집에 와서도 생각나고 다음날에도 생각이 나는 그런 맛이다. . 그리고 밑반찬 이야기도 빠질 수가 없는데,양배추를 간간하게 절인 일종의 피클, 그리고 궁채를 중화풍 고추기름에 버무린 게 나오는데 둘 다 그 중화요리 특유의 향이 배어나오면서도 깔끔한 맛이라 참 좋았다. 궁채는 딤섬에 하나씩 올려먹기 좋았고 양배추 피클은 먹은 다음 입을 씻어주는 데 아주 좋았다. ㅁ 재방문 의사 . 홍소육 덮밥을 먹고 나니 이곳 고기요리에 대한 기대와 신뢰가 생겼다. 재방은 무조건 할 예정이고, 가급적 파티를 좀 더 모아서 여러 종류를 시켜서 먹어보고 싶다. 둘이서 요리 6개를 먹고 배부르게 나왔는데 가격은 6만원 정도. 비싸다면 비싸다 할 수 있지만 요즘 물가에 강남이라는 위치를 고려하면, 그리고 음식맛을 생각하면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이런 번화가에서 딤섬을 주문하면 3개씩 나오는 경우도 많은데 상당히 큼지막한 딤섬이 4개씩 나오기 때문에 이런 음식의 양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전혀 없었다. 아주 훌륭한 음식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티엔미미
서울 서초구 사임당로 143 폭스타운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