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최근 중국요리 맛집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방문한 곳. 체인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본점'의 타이틀을 걸고 있다. 홀이 작은 편은 아닌데 점심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순식간에 홀을 다 채워버릴 정도로 이미 주변에서는 많이들 찾는 곳인 것 같았다. 우리는 다행히 조금 일찍 방문한 덕분에 기다리지 않고 바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주문은 테이블에서 태블릿으로 주문 및 결제까지 한 번에 하는 방식. 우리는 해물 돌판짜장 1인분과 납작군만두 3개, 찹쌀탕수육 미니 사이즈로 주문했다. 주문을 하면 먼저 단무지와 양파가 들어있는 큰 통 위에 접시와 물, 종지 등을 정갈하게 세팅하여 가져다주신다. 이 깔끔한 세팅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단무지와 양파가 담긴 통은 깨끗했고 맛도 깔끔했다. 양파는 살짝 아린 맛이 있었지만 신선했다. 먼저 돌판 짜장이 나왔다. 두꺼운 돌판에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나오는데 그 소리가 상당히 맛깔졌다. 해물이 흉내만 내는 게 아니라 정말 실하게 들어있다. 기본적으로 오징어가 메인인데 링 모양과 솔방울 모양 두 가지로 들어있어 비주얼과 식감을 다채롭게 해주었다. 새우도 크지는 않지만 탱글한 녀석들로 제법 들어있었고 고기와 양파도 적절하게 들어있어 아주 푸짐했다. 가격이 납득이 가는 구성이다. 게다가 맛은 더 훌륭했다. 너무 달지 않은 짜장의 깊은 맛이 일품이었고 얇은 면에 소스가 충분히 머금어져 있어 따로 비빌 필요도 없이 그대로 먹어도 맛있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이 뜨거운 돌판이었다. 보통 짜장면이 플라스틱 그릇에 나오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식어 기름이 굳으면서 점점 맛이 떨어지게 된다. 그런데 이곳의 돌판 짜장은 음식을 다 먹을 때까지 돌판의 뜨거운 온기가 유지되면서 마지막 한 젓가락 까지 그 맛을 유지해주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따봉이 나오는 그런 맛이다. 게다가 이후에 나온 군만두와 탕수육도 막상막하로 훌륭했다. 센스있게 탕수육과 군만두를 한 쟁반에 담아서 내어주셨는데, 불필요한 식기로 테이블을 채우지 않고 음식의 양도 풍성해보이는 센스 있는 서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눈에 띄는 건, 탕수육이 볶아져 나오는 것이 아니라 고기튀김 형태로 나오고 소스가 따로 나온 부분이었다. 아마 사람에 따라서는 '이게 탕수육이야!'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부먹 찍먹 볶먹 모두 좋아하는 입장이라 그런 거부감은 없었다. 소스 양이 적당해서 좋았다. 쓸데없이 넓적한 대접에 한가득 나와봐야 그거 다 먹지도 못하고 아깝기만 한데 양이 딱 좋았다. 그리고 탕수육의 맛은.. 정말 근본의 맛이었다. 요즈음의 그런 너무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맛이 아니라 단단하고 육향이 확 퍼지는 고기에 소금과 후추의 시즈닝이 충분해서 한 입 베어물자 어릴적 먹던 그 탕수육의 맛의 기억이 뇌의 저 깊은 곳에서부터 소환이 되는 그런 맛이었다. 근래 먹어본 탕수육 중 최고다. 지나치게 딱딱하고 바삭한 탕수육이 아니라, 부드러운 그러나 눅눅하지 않은 딱 적당한 식감의 튀김옷과 고기의 맛과 향이 아주 잘 어울렸다. 개인적으로는 탕수육 소스 빼고 그냥 고기튀김만 주문할 수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탕수육 소스에 맛이 가려지는 게 아쉬울 정도로 이 튀김 자체가 훌륭했다. 간장만 살짝 찍어먹었을 때 그 풍미가 가장 좋았다. 그리고 또 군만두는 어떤가. 요즘 대부분의 중국집에서는 군만두를 더이상 직접 만들지 않는다. 중국집 군만두는 상당히 품이 많이 드는 음식인데 비해 손님들에게도 금액적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곳 군만두는 모양도 맛도 흔하게 보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일단 크기부터 상당히 큼직해서 3개만 주문해도 사이드로 충분한 정도였다. 6개를 주문한다면 거의 한 끼 식사로도 가능할 것 같다. 그리고 그 맛은, 혹시 우이락 고추튀김을 먹어봤다면 거의 비슷한 맛이라고 느낄 것이다. 만두소에 향이 신선한 고추가 들어있어 풍미가 아주 좋았다. 애초에 기름기가 쫙 빠진 상태로 나오기 때문에 별로 느끼한 맛이 아니긴 한데 이 고추향 덕분에 더더욱 느끼함 없는 청량한 맛이었다. 이런 만두라면 자주 사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식재료가 신선하고 푸짐하며 그 맛이 아주 근본에 가까운 훌륭한 중화요리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대를 아득히 넘어서는 맛에 연신 맛있다 소리와 따봉을 날리면서 기분 좋게 든든한 한 끼를 먹었다. 이 곳은 정말 장사가 잘 되어서 번창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쓴다. 개인적으로 이런 훌륭한 로컬 가게들이 정말 인정받고 잘 되었으면 좋겠다.
칠성반점본점
경기 수원시 장안구 수성로304번길 19 은광교회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