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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종합우동장 북문 맞은편에 있는 동네 돈가스집을 퇴근 길에 들러보았다. 마감 직전 시간이라 손님이 없어 편한 자리에서 조용하게 식사할 수 있었다. 홀에 자리가 제법 되는 편이고 테이블은 널찍하고 깔끔하다. 메뉴는 조금 담백한 것을 먹고 싶어 안심 돈가스를 주문하고 사이드로 새우튀김을 주문했다. 돈가스는 정식 형태로 밥과 된장국, 양배추 샐러드와 함께 한 쟁반으로 서빙된다. 반찬은 단무지와 함께 나오는 산고추 절임, 그리고 깎두기. 소스는 와사비와 와인 소금, 그리고 돈가스 소스 3종류가 나온다. 안심 돈가스는 6조각이 나오는데 한 조각의 크기가 꽤 큰 편이다. 바깥을 두른 튀김옷은 마치 과자를 먹는 것 같은 아주 바삭한 식감이고 고기 자체는 안심이라고 하기에는 그렇게 부드럽지는 않다. 그리고 약간의 돼지 육향이 느껴지는데 이 부분은 호불호가 있을 듯. 사장님은 와인 소금과 와사비로 먼저 먹어보고 그 다음에 소스를 찍어먹어 보라고 하셨는데 내가 먹어보니 이 집에서 제일 맛있는 게 돈가스 소스다. 이 소스도 와인으로 만든 것 같다. 이렇게 와인 향이 대놓고 풍기는 소스는 처음 경험해보는 것 같은데 이 집에서는 오히려 이게 맞다. 고기의 맛과 향을 다 지워주기 때문. 와인 소금은 색이 불그스름 하다는 것 외에는 큰 특징이 없었고 너무 짰다. 새우튀김은 꼬리에서 머리까지 통째로 튀겼는데 꽤 사이즈가 크다. 그리고 이 새우튀김 역시 그 새우의 향이 상당히 진하다.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다 살은 제법 통통해서 적당한 양, 적당한 가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외에 반찬은 무난했고 된장국이.. 일본식의 그 가벼운 맛이 아니라 상당히 묵직하고 여기도 된장의 향이 강했다.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이 집의 음식은 식재료 각자의 향이 서로 격투를 벌이는 느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걸 한 방향으로 잘 끌고 가야 풍미가 될텐데 그렇게 되지는 못한 것 같다. 사장님께서는 친절하셨고, 날이 춥다고 물도 따뜻한 물을 내어주시는 등 섬세한 배려가 있으셔서 좋았다.

하돈 돈가스

경기 수원시 장안구 송원로41번길 14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