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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일 : 2025.03.23 와이프 지인이 예전에 추천해주었던 곳인데 마침 근처에서 세차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눈에 띄어 즉흥적으로 방문했다. 가장 유명한 그 영국 베이글과 다르게 뉴욕식 미국 베이글이라고 한다. 미국식이라 그런가 주차장에서부터 미국 냄새가 난다. 넓은 주차장, 커다랗게 솟아있는 파일런 사인, 크고 깔끔한 건물 외관 등이 그렇다. 안에 들어가면 내부도 상당히 다양한 오브제와 테이블 형태, 조명으로 현란하게 꾸며져 있다. 1층 입구로 들어가면 카운터 앞 중앙에 마치 로컬 시장처럼 길게 베이글이 진열되어 있는데, 샌드위치 베이글 종류들이 접시에 예쁘고 균일하게 잘 담겨져 있는 모습이 단정해 보였다. 커버 안쪽이 오렌지색으로 칠해진 반구형 조명도 베이글 진열대와 아주 잘 어울렸다. 사람도 많지 않은 오픈 초기 시간이라 매장이 여유로웠던 덕분에 무슨 베이글이 있는지 천천히 구경할 수 있어 좋았다. 일반적인 베이글 형태와 샌드위치 베이글이 있었고 스프가 있었는데 딱히 땡기지는 않아 주문하지 않았다. 우리는 2층에 자리를 잡았는데, 2층 창가쪽 자리가 뷰는 좋았지만 햇빛이 너무 뜨거워서 안쪽 자리로 옮겨 앉았다. 여름에는 창가 자리는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옥상에 루프탑 자리도 있는데 바람이 좀 덜 부는 따뜻한 날에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보통 루프탑은 방치된 느낌이 드는 곳들이 있는데 잘 관리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그런 공간이어서 체크만 해두고 다시 2층으로 내려왔다. - 베이컨 에그 마요 베이글 안의 에그마요 소스가 일품이다. 녹진하면서도 느끼하지 않고 부드럽다. 정말 미국 친구 집에 놀러가면 이런 에그마요 샐러드를 대접해주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 그런 맛이었다. 기본적으로 베이글 샌드위치는 빵 겉면이 글레이즈드 되어 있어 식감이 딱딱했는데, 부드러운 내부와 대비되는 식감과 맛이 나쁘지 않았다. 바삭하게 시작해서 부드럽게 녹아드는 것이다. 다만 베이컨은.. 미국이라고 하면 베이컨이 맞긴 한데, 이 샌드위치에 잘 어울리는지는 조금 의문이 들었다. 물론 베이컨이 질겨서 잘 잘리지 않았기 때문에 투정을 부리는 것은 아니다. 절대 아니다. - 할라피뇨 치킨 브레스트 베이글 이 날의 최고 메뉴. 매운 맛이 강하지는 않지만 알싸한 향이 인상적인 할라피뇨와 닭가슴살의 조화가 기가 막혔다. 이 맛에는 특히 빵 겉면의 단맛의 글레이즈드도 찰떡같이 어울렸다. 이 베이글만 두 개 먹을 수도 있을 것 같았고, 누구에게라도 추천하고 싶은 그런 맛이었다. - 오렌지 아메리카노 가게 이름 답게 카운터에도 생 오렌지가 비치되어 있고, 오렌지 아메리카노의 맛도 상당히 훌륭했다. 커피에 오렌지 즙 몇 방울 짜넣은 느낌이 아니라 아주 신선한 오렌지 쥬스에 에스프레소 한 잔을 타서 먹는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러니까 방점이 커피가 아닌 오렌지에 찍힌다. 나는 그 점이 좋았다. 다만 충분히 저어서 먹어야 한다. 재방 하더라도 이 오렌지 아메리카노를 또 마셔야지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앞으로는 베이글 생각이 날 때 영국 베이글 먹으러 사람 복작대는 스타필드보다 이 곳을 찾게 되지 않을까 싶다. 공간도 아주 마음에 들었고, 음식 맛도 나무랄 데가 없었다. 지금까지 경험해 본 베이글 중 최고의 베이글이었다. 가까운 곳에 이런 멋진 곳이 있는데 몰라서 못 찾은 시간이 아쉬울 정도. 모두에게 추천한다.

오렌지 베이글

경기 수원시 권선구 오목천로 12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