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찜을 해놓았던 돼지갈비 집. 돼지갈비 단일 메뉴로 운영되는 곳이다. 일단 가게 이름이 너무 예쁘다. 무슨 의미인지 궁금해서 공식 인스타 등을 찾아보았으나 이름의 뜻이나 유래에 대해서 나와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감도 좋고 묘하게 음식의 느낌과 잘 맞는 그런 이름이라는 생각이다. 메인 메뉴는 돼지갈비 단일 메뉴. 예전에는 꽃게도 있었던 모양인데 지금은 돼지갈비만 있다. 여기에 식사로 냉면과 된장찌개 정도가 올라가 있는 단촐한 메뉴. 하지만 막상 가보면 먹을 게 상당히 많다. 일단 샐러드 바가 있다. 실제로 양상추 샐러드를 만들어 먹을 수 있고, 김치나 양파 소스 등을 직접 리필해서 먹을 수 있다. 그런데 이 반찬들이 상당히 맛깔난다. 일단 겉절이부터 보통이 아니다. 그냥 이 자체로 밥 한그릇 가능한 밥도둑이다. 백김치와 동치미, 천사채 겨자 냉채, 양파 절임 등등이 하나같이 다 맛있다. 구색 갖추기가 아닌, 반찬 각자의 고유의 맛을 제대로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한 맛이다. 고기가 나오기 전에 이 반찬들 하나씩 먹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돼지갈비는 다 구워진 상태로 서빙된다. 테이블에는 자이글 원적외선 그릴이 하나씩 올라가 있는데, 굽는 게 아니라 구워져 나온 갈비를 식지 않게 데워가며 먹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마지막 한 점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 돼지갈비는 다진 마늘과 함께 나오는데 이 조합이 또 별미다. 적당히 단 맛이 나는 잘 구워진 돼지갈비에 다진 마늘을 올려서 쌈을 싸거나 양파 소스에 담궈 먹는다. 혹은 냉면과 함께 먹어도 좋고 밥과 먹어도 좋다. 메인도 반찬도 거를 타선이 없어 이들을 조합하면 첫 점부터 끝 점까지 지루함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훌륭하다. 식사로는 물냉면과 공기밥을 주문했다. 공기밥도 꽉꽉 눌러 나와서 2천원이 아깝지 않았고, 물냉면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국물이 감칠맛이 있어 좋았고 청록색의 쫄깃한 면발이 국물과 잘 어울렸다. 냉면이 7천원인데, 전문 냉면집 못지 않은 퀄리티로 나온다. 그런데 가장 놀라웠던 건 직원들의 친절함이다. 젊은 직원들이 말도 예쁘게 하고 하나같이 그렇게 싹싹할 수가 없었다. 사장님의 고객 응대 철학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기분 좋은 친절함에 훌륭한 음식맛이 더해지니 또 오고 싶다는 생각, 친구들 불러서 같이 오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다만 한 가지, 가성비 측면에서는 조금 쉽지 않다. 돼지갈비 1인분 280g이라고 되어있긴 한데 2명이서 3인분 정도는 주문해줘야 맛있게 먹을 만큼이 나온다. 우리 부부는 양이 적은 편이라 3인분이고, 잘 먹는 성인 남성이면 4인분은 시켜야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근데 이 돼지갈비가 맛있으니까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 이것저것 조합해가면서 한 점씩 먹다 보면 금세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어쨋든 둘이 가서 거의 7만원 돈이 나왔으니 가격은 좀 쎈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다 구워져 나와서 바로 먹을 수 있고 끝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는, 고기 연기와 냄새가 없는 돼지갈비 집이라는 독특한 컨셉과 훌륭한 반찬, 샐러드바, 친절한 직원 응대까지 거의 흠 잡을 곳이 없다. 요즘 공격적으로 매장을 늘려가는 것 같은데 부디 맛과 퀄리티가 변하지 않고 잘 유지가 되었으면 좋겠다. 조만간 또 간다. 너무 맛있었다.
달구운바람
경기 수원시 영통구 영통로174번길 5 1층 10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