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에서 하루 묵고 아점을 어디에서 먹을까 하다가, 요즘 카 네비 추천 맛집을 찾아가는 게 유행이라길래 검색해보고 찾아간 한정식 집. 우리가 11시 좀 넘어서 방문을 했는데, 이게 아주 나이스 타이밍이었다. 손님이 막 몰려들기 직전의 시간이라 자리가 있어 웨이팅 없이 바로 먹을 수 있었다. 우리가 자리 잡고 앉은 직후부터 예약 손님과 워크인 손님들이 물밀듯이 밀려드는데, 조금만 늦게 왔으면 못 먹었겠구나 싶을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주문한 메뉴는 더덕구이 곤드레 정식 + 제육볶음. 반찬은 집밥 스타일의 반찬이 나오는데, 오이나 호박이나 가지나 조각들이 큼직큼직 시원해서 좋았다. 반찬들은 달거나 맵지 않고 적당히 메인 메뉴를 딱 맛있게 서포트 해주는 정도의 간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연근 초무침이 충격적으로 맛있었다. 연근과 생양파와 부추 정도를 큼직하게 썰어서 초장에 살짝 버무린 것인데 어떻게 이렇게 신선한 맛이 날 수 있는지 신기할 정도. 특히 양파에서 아린 맛을 충분히 빼내어서 불편한 맛과 향 없이 아삭한 식감과 신선한 향만 살린 게 인상적이었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더덕구이나 제육볶음의 맛을 리프레시 해주어서 무한 흡입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밥은 콩가루가 뿌려진 곤드레 나물밥. 향이 좋았다. 밥 자체는 슴슴해서 메인 반찬과 잘 어울렸다. 더덕구이나 제육볶음은 간이 좀 센 편이었는데, 색깔 대비 맵지 않았다. 쪽파가 넉넉하게 쫑쫑 썰어져 올라가 있어 색감도 좋았고 풍미도 더욱 올려주었다. 여기에 된장찌개도 건더기가 넉넉하고 맛있어서 무엇 하나 버릴 게 없는 훌륭한 한 상이었다. 반찬 종류도 너무 많지 않고 딱 맛있게 다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최적화 된 양이라 좋았다. 메뉴의 맛과 구성에서 여러가지로 연구하고 고민하신 흔적이 보였다. 근래 가본 한정식 집 중 최고였고, 부모님 모시고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곳이었다. 다만, 우리가 운 좋게 기다리지 않고 먹은 것일 뿐, 예약 없이는 먹기 쉽지 않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고, 가게 앞에 공터 주차장이 있고 주차 관리해주시는 분이 계시긴 했지만 공터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차가 한 번에 몰리니 주차장이 상당히 복잡했다. 따라서 방문한다면 11시 오픈 하자마자 방문해서 빠르게 먹고 빠지는 전략을 추천한다.
도담 곤드레
경기 고양시 덕양구 행주산성로 192 1,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