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유명한 신라 호텔 망고 빙수를 드디어 영접했다.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고 블로그에서 리뷰만 봤을 때는 망고 빙수가 다 비슷하겠지 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망고 자체가 진짜 맛있다. 인생에서 먹어본 망고 중 두 번째로 맛있다. 첫 번째는 몰디브에서 먹어본 망고였는데 이건 어떻게 이길 방법이 없는, 천상계 과일에 가까운 것이고 결과적으로 신라호텔 망고빙수의 이 애플 망고가 인간계에서는 탑이 아닐까. 어떻게 이렇게 고급스러운 맛과 향이 나는지. 망고 자체가 워낙 맛있다 보니 빙수 자체도 맛이나 형태에서 별다른 기교를 부리지 않는 느낌이다. 단맛 없이 우유의 고소한 향이 살아있는 우유 얼음 위에 소복하게 덮인 제주산 애플 망고. 그리고 망고 소르베와 단팥은 별도로 제공된다. 빙수가 담긴 모양부터 식기까지 클래식한 느낌. 올드하지 않고 고급스럽다. 빙수를 앞접시에 한 숟갈 떠서 망고 소르베를 조금 얹어 먹으면 약간 시중의 망빙 맛이 난다. 그래서 나는 망고 소르베 없이 그냥 본연의 맛이 더 좋았다. 시중의 망빙과 차별되는 고급스러운 맛과 향을 소르베가 가린다고 느꼈다. 망고 소르베와 단팥은 망고를 어느정도 먹어서 우유 얼음이 남았을 때 추가해서 먹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 망고빙수 한 그릇에 11만원이면 정말 비싼 가격이다. 이걸 집 근처 망빙 먹듯이 그렇게 자주 먹을 수는 없다. 다만 먹어보고 난 느낌으로는 한 번은 경험을 해볼 가치가 있는 맛이고, 그러한 경험에 쓰기에 11만원이라는 가격이 그렇게까지 터무니 없게 느껴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몇몇 다른 망빙들은 대체 왜 이 가격인지 의문이 드는 경우도 많았는데 신라 호텔 망빙은 그렇지 않았다. 충분한 값어치가 있는 경험을 선사한다. 망빙과 함께 주문한 에그 베네딕트도 맛있었다. 곁들여 나온 해시 브라운과 소시지도 훌륭했다. 튀긴 후 기름기 쫙 빼서 나온 해시 브라운은 정말 완벽한 식감이었고 소시지는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있나 싶게 부드러웠다. 게다가 서비스. 신라 호텔에서는 다른 걸로 스트레스 받더라도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없다고 할 정도로 신라 호텔 서비스는 워낙 유명한 것을 들어 알고 있었는데 직접 경험해보니 과연 차원이 달랐다. 모든 호텔에서 보고 배워야 할 교과서에 가까운 응대가 아닐까. 중요한 건 과한 느낌이 없다는 것이다. 과하게 굽히지 않으면서도 고객에게 기쁨을 주는 이런 서비스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여기 언제 한 번 또 올 수 있을까? 열심히 벌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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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동호로 249 서울 신라호텔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