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인스타를 보고 찾아간 용인 대형 카페. 요즘 워낙 큰 카페들이 많아서 이 정도 카페는 이제 '대형' 보다는 '중대형' 정도가 맞지 않나 싶긴 하지만 어쨋든 꽤 큰 규모를 자랑하는 카페이다. 대형 창고를 개조한 것 같은 2층 건물이다. 안팎으로 한국적인 소품과 조형물들이 이곳저곳 배치되어 있다. 특히 입구에 들어서면 정면에 보이는, 요즘 케데헌 덕분에 유명해진 일월오봉도를 연상하게 하는 조형물은 포토스팟의 훌륭한 배경이 됙 있었다. 오른쪽으로는 빵 진열대와 계산대가 있었고 왼쪽으로는 화장실과 좌석이 있었다. 입구 반대편으로는 뒷마당으로 나가는 문이 따로 있는데 그네와 방갈로 좌석 등이 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건물 좌우 양 끝에 있는데 올라가면 통창으로 보이는 뷰도 좋고 탁 트인 개방감도 있다. 좌석의 형태도 다양해서 단조로운 느낌이 없다. 들기름 소금빵, 용인빵, 한국식 에그타르트를 포함해 꽤 많은 종류의 빵과 디저트가 있었고, 제철 나물 된장 까르보나라 파스타, 들기름 김 파스타나 매콤 항정 강정 백반 등의 한국적인 브런치 메뉴도 있었다. 우리는 제철 나물 된장 까르보나라 파스타와 들기름 소금빵, 에그타르트, '밤고을' 이라는 이름의 밤만주를 주문하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같이 주문했다. 먼저 커피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데, 달항아리에 담겨져 나온다. 이게 분명 한국적이고 멋스럽기는 한데 관리가 잘 될까? 싶은 생각이 먼저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세척도 세척이지만 사람들이 엄청 깨먹을 것 같았다. 왜냐하면 차가운 음료가 담겨있으니 겉에 물이 맺혀 들기가 미끄러운 것이다. 달항아리는 티라미수를 담는 데에도 사용이 되고 있었는데, 어쨋든 멋스럽고 독특해서 기억에 남는다. 커피 맛은 특별할 게 없는 그냥 커피 맛. 들기름 소금빵 괜찮았다. 단순히 들기름만 바른 게 아니라 안에 들깨가 포함된 소가 들어가있는 것 같았다. 향도 좋고 빵 자체도 맛있었다. 에그 타르트는 굉장히 딱딱하고 높아서 걱정했는데 겉면의 쉘이 마치 얇고 바삭한 쿠키와 같이 되어 있고 나머지 대부분의 공간을 커스터드 필링이 채우고 있어 뻑뻑하거나 하지 않고 산뜻하고 가벼웠다. 마치 크렘브륄레를 그릇까지 통째로 먹는 그런 느낌. 에그타르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건 맛있었다. 나머지 밤만주는 쏘쏘. 제철 나물 된장 까르보나라 파스타는 뭐라고 해야 할까.. 고깃집 된장죽에 파스타 면을 넣어 먹는 그런 맛이었다. 이게 '까르보나라'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고기도 넉넉하게 들어서 맛이 괜찮았다. 다만 간이 무지하게 짜다. 이것만 단독으로는 짜서 다 먹을 수가 없고, 식빵 같은 플레인한 빵이 있어서 거기에 얹어서 먹으면 간이 딱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아니면 밥이라도 한 덩어리 같이 줘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짰다. 주차장은 수십 대가 댈 수 있을 정도로 넓었지만 평일임에도 금방 만차가 되었다. 주말이라면 주차에 곤란함을 겪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 차 없이는 접근이 거의 불가능한 위치임을 감안하면 주차장은 조금 더 넓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주차장 진입 진출로가 좀 희한하게 되어있다. 들어오는 차와 나가는 차가 뒤엉키기 딱 좋게 생겼다.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한 카페라는 생각. 외국인 손님들도 제법 있었다. 들기름 소금빵은 한 번 쯤은 생각날 것 같기도 하다.

아리랑 도원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통삼로 495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