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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내가 방문했던 모든 음식점을 통틀어 최고의 음식점 넘버 원. 강동에 생긴 이케아에 놀러 왔다가 아무 생각 없이 방문했다가 진짜 너무 깜짝 놀랐다. 단순히 음식 맛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가히 압도적이다. 이런 인적이 드문(?) 쇼핑몰에 있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 위치는 강동 이케아가 있는 '더 리버 몰' 4층. 입구에 갈대와 함께 '메밀단편' 이라는 간판이 꽤 잘 보인다. 입구 인테리어도 인상적이지만 내부 인테리어도 상당히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 주문은 자리에서 키오스크로 결제까지 바로 진행하는 형태이다. 주문한 메뉴는 한우 능이온반, 소고기 곤드레반, 그리고 청송식 닭불고기. 그러고보니 메밀이 메인인 곳에서 메밀 메뉴를 주문하지 않았다. 방문한당시에 면이 그닥 땡기지 않아서였는데, 다음에 가면 들기름 메밀면도 꼭 먹어봐야겠다는 생각. 일단 내가 주문했던 한우 능이온반. 만약 누가 나에게 올해 외식 메뉴 중 고티를 뽑으라 하면 이 음식을 꼽을 것이다. 정말 압도적으로 훌륭했다. 소고기는 잡내 하나 없이 너무나 부드러웠고, 국물은 맑으면서도 그 풍미가 진했다. 능이 버섯은 양이 많지는 않았지만 향이 아주 강렬해서, 다소 심심할 수 있는 온반의 킥이 되어주고 있었다. 밥이 안에 담겨져서 나오는 형태인데, 개인적으로 밥이 말아져 나오는 국밥 형태를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온반은 맛있게 먹었다. 내가 국밥 형태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밥이 국물에서 풀어지면서 국물이 탁해지고 밥알은 불어서 맛을 흐린다는 생각 때문인데, 이 곳의 온반은 그런 부분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밥은 끝까지 살아있었고, 국물은 끝까지 진하고 깔끔했다. 그 어느 곳에서도 이렇게 완벽한 온반을 먹어보지 못했다. 아내가 주문한 소고기 곤드레반도 곤드레와 각종 채소, 소고기, 들기름이 잘 어울리는 편이었는데 다만 소고기가 살짝 아쉬웠다. 온반에 너무 맛있는 소고기가 들어가 있었기 때문일까? 하지만 아주 살짝일 뿐, 조화가 잘 되는 훌륭한 맛이었다. 여기에 김도 나오고 국도 나와서 구성도 아쉽지 않았다. 국은 온반의 국물과는 맛이 또 달랐다. 청송식 닭불고기는 전에 육식맨 채널에서 보고 한 번 먹어보고 싶다 생각했던 메뉴가 있어 주문했던 것인데, 적당히 매콤하고 양도 넉넉해서 좋았지만 고기가 너무 곱게 다져진 느낌이 있어 그 부분은 살짝 아쉬웠다. 조금 거칠게 다져져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 닭불고기는 청송 가서 진짜를 한 번 먹어봐야겠다. 내가 이 곳이 올해의 음식점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는, 압도적인 맛의 온반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게의 인테리어, 청결도. 좁지 않게 크기가 넉넉한 테이블 등등과 함께 사장님의 친절함도 한 몫 했다. 이런 쇼핑몰 음식점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종류의 친절함과 서비스였다. 미슐랭 레스토랑 같은 곳에서 일을 배우고 독립을 하신 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 아주 정갈하고 절제되어 있고 친절하면서도 그것이 과도하지 않은, 적당한 미소와 높낮이의 목소리로 필요한 것을 챙겨주는, 이런 접객 서비스라니. 이건 진짜 경험을 해보고 나서 느낄 수 있는 것인데, 나는 좀 감동적이었다. 어느 정도였냐 하면, 내가 만약 회사를 그만 두고 나와 음식 장사를 하게 된다면, 이런 사장님 밑에서 일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 나중에 부모님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온반의 소고기 맛을 보면, 여기 어복쟁반이나 수육의 맛도 충분히 감동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재방 삼방 해서 다 먹어보고 싶다. 가까운 곳에 있으면 좋을텐데 너무 멀어서 그게 아쉽다. 나중에 안 것인데, 이 메밀단편이 교촌 F&B의 신사업 중 하나라고 한다. 내가 교촌에 갖고 있던 편견 같은 것까지 싹 날아갈 정도로 이 음식점에서의 경험은 너무 훌륭했다. 여의도에도 지점이 있던데 기회가 되면 여기도 가서 먹어보고 맛 비교도 해보고 싶다.

메밀단편

서울 강동구 고덕비즈밸리로 51 4층 40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