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완연하게 봄에 들어서는 시점이다. 날이 따뜻해지고 꽃이 피는건 좋지만 겨울철 음식들을 한동안 못 먹게 되는건 아쉽다. 올 겨울 마지막 먹었던 굴 요리다. 부전시장에 위치한 두부 가게인데 문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2층까지 마련된 식당이 나온다. 한산한 시장과 대조적으로 유독 이 집은 손님들로 꽉꽉 차 있다. 시장 식당 다운 착한 가격에 다양하고 맛있는 안주를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인기 비결이겠다. 특히 전 종류와 조기 구이 가격이 압도적이다. 어찌 이리 팔 수 있나 신기할 정도다. 대표 메뉴는 쑥굴전이다. 굴은 따로 구워 올라간다. 덕분에 잘 구워진 굴 맛을 더 제대로 즐길 수 있다. 통통한 굴이 비린 맛 하나 없다. 늦겨울에 방문한 덕인지 은은한 쑥 향과 굴의 조화가 좋다. 쑥굴전이라는 컨셉 자체가 재밌다. 꼭 한번 먹어볼만 하다. 정말 다양한 안주를 함께 할 수 있는 점도 이 집의 큰 장점이다. 네마리 6천원이라는 압도적 가성비의 담백한 조기구이와 새콤한 초장과 고소한 병어 회가 잘 어우러지는 병어회무침이 중간 중간 느끼한 맛을 잡아줬다. 앞서 주문한 음식들이 모두 만족스러워 조금 무리해 안주 하나를 더 주문했다. 원래 두부 집이니만큼 두부 요리를 안 먹어볼 수가 없겠다 싶어 두부찌개로 골랐다. 아주 좋다. 비주얼은 단순히 김치찌개에 두부 올린 것만 같은데 훨씬 진득한 국물이 반긴다. 오히려 부대찌개 국물에 가깝다. 국물을 다 먹으면 사장님이 지나가다가 먼저 육수를 부어주셔서 무한으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부들부들한 두부 또한 맛있었다. 쑥굴전이 먹고 싶어 방문한 곳이지만 다른 모든 부분에서도 만족스러웠다. 시장 분위기도 즐기고 맛난 안주와 두부 요리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경북식당
부산 부산진구 새싹로8번길 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