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이 집 만두 잘하네. 우연히 찾은 시경좌의 발자취. 다른 요리는 Nono. 한강 나들이를 갔다가 출출해져서 네이버 지도를 켰다. 검색도 하지 않았는데 지도에 이름이 보인 "샤오롱바오". 너무 정직하게 이름이 샤오롱바오라 만두에 진심인 집인가 싶어 리뷰를 보는데, 알고보니 시경좌의 먹을텐데 출연집이라고 했다. 이 시대 최고의 간접경험창구인 유투브를 통해 생생한 리뷰를 미리 보았더니, 점심 메뉴 고민할 것 없이 이리로. 크지 않은 가게에 7개 정도 테이블이 있다. 테이블은 거의 차있고, 이미 낮부터 술잔을 기울이시는 테이블이 있는 걸 보니 동네 사랑방 분위기다. 들어가기 전부터 안에서 만두를 직접 빚으시는 바쁜 손길이 보였다. 한 판에 최소 8개에서 10개까지 만두가 나온다. 우리는 만두라고 묶어 총칭하지만 교자 (jiaozi), 바오즈(baozi)가 주력 메뉴인듯. 교자의 경우 부침 만두(jianjiao)로 한 쪽을 튀기듯이 부쳐 낸다. 고기 바오즈 한 판과 부추새우부침만두를 주문했다. 사이드로 마파두부 한 판, 그리고 깨장면까지 주문했다. 고기 바오즈부터 빠르게 서빙되었는데, 숟갈에 올려 조금 찢고 육즙을 먹는 안전한 방식으로 섭취해본다. 상남자는 입 안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때려넣겠지만 난 그렇게 강하지 않다. 진한 육즙에 포슬포슬한 피까지 굉장히 잘 쪄진 바오즈인데다 간까지 완벽하다. 맥주가 없어도 딱 좋은 정도의 수준이었다. 부추새우부침만두가 뒤이어 나왔는데 예쁘게 한 쪾 면이 튀겨졌고, 접시처럼 널찍이 밀가루물을 부어 비주얼도 잡고 간다. 씹었더니 새우는 탱글 짭짤, 부추향이 향긋하니 조화가 좋다. 역시 내공이 돋보이는 만두다. 나는 만두 > 깨장면 > 마파두부 순으로 맛있었던 것 같다. 깨장면은 중국에서 자주 먹은 량피와 맛이 비슷했다. 흑식초와 고추기름, 즈마장이 어우러진 직관적인 맛인데, 흑식초 향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불호일 수 있다. 마파두부는 한국화가 꽤 돼서 사천의 향기는 거의 없다. 두반장이 들어가긴 했는데, 두반장 향을 약한 걸 쓰시는지 특유의 쿰쿰한 내도 없고 고추기름이 강하지도 않다. 마라는 멸종. 애매해서 아쉬웠다. 한국에서 만두가 밥반찬인 것과 달리 중국에서는 만두는 식사다. 만두로만 식사를 할 생각을 한다면 또 갈 것 같은 집이다. 다른 요리는 글쎄. 간판 걸고 하는 주요리만 잘하면 됐지 뭐! 잘먹었습니다!
샤오롱바오
서울 광진구 자양번영로 20 자양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