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대학교 추억 소환. 성신여대 모임장소, 데이트장소, 혼밥까지 전천후 가능한 분위기 맛집. 나에게는 추억 맛집이기까지. 섬세함이 느껴지는 식당. 성신여대 근처는 뭔가 건대, 혜화, 홍대만큼의 번화가는 아니지만, 적당히 번화하고 여대 앞이라 그런지 적당히 갈 곳들이 많은 느낌이다. 예쁜 카페라든가, 식당이라든가, 그러다 갑자기 엄청난 순대맛집, 떡볶이 맛집을 마주치기도 하는 수상한 동네. 7년을 길음-성신여대에서 살면서 성신여대 구석구석을 참 많이도 다녔다. 그 중 단연 내가 가장 좋아했던 공간은 여기다. 2011년 첫 방문 이후 군 전역을 하고 취업을 해서까지, 좋은 추억을 쌓으러 사람들을 만날 때, 혼자 위로를 받고 싶었던 날, 부모님이나 은사님과 함께 등등 참 많은 분들과 수일 수시간 수분 수초를 보냈던 곳. 현재는 성신여대(돈암) 1호점으로부터 성수, 성북, 신당, 안암까지 5개점을 운영하고 계신 듯. 성수 2호점이 생겼을때도 뭔가 멀리서 혼자 속으로 축하하게 됐었는데, 지금도 성업중이신 것 같아 괜히 뿌듯하게 응원하게 된다. 나는 돈암점과 성수점 방문해봤다. 성신여대 정문에서 머지않은 곳에 문화식당이라는 정직한 폰트의 나무간판이 보인다. 어두운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면, 전혀 다른 공간이 있다. 식기가 부딪히는 소리, 주방에서 요리하는 불의 소리가 가득하다. 낮은 조도 어둠 사이로, 매장 중앙에 여기서 사람들이 보낸 추억만큼 녹아내린 양초가 보인다. 녹아내린 양초 위로 새 양초를 자연스럽게 놓아 다시 불을켜시는데, 그 양초 녹은 모양이 방문한 사람들의 시간이 모여 예쁘게 쌓인 느낌으로 그 자체가 훌륭한 분위기를 내는 인테리어 소품.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으면 조명부터 잔, 물병까지 하나하나 섬세함이 느껴진다. 메뉴도 시그니처인 삼합(불고기, 파스타, 파채무침), 크림오무라이스 등 고정메뉴가 있고 이외에 계속 음식을 연구하셔서 추가하시는 등 이어지는 섬세함. 음식도 모두 훌륭하다. 인정을 받은 시간만큼 오래 남아있고 다른 지점을 여실 수 있는 힘이 된 거라고 생각한다. 갈 때마다 이름까진 아니더라도 손님을 알아보시고, 날이 추운 날이면 손난로를, 발렌타인이나 화이트데이엔 작은 초콜릿이나 사탕을, 평소에는 야쿠르트를 주시는 등 손님이 나갈 때까지도 기분좋게 하는 섬세한 서비스까지 완벽. 냉정한 평가였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좀 그러면 어때. 나에게는 서울에 와서 가장 처음 생긴 좋아하는 장소인데. 지금은 집이 멀어져서 자주 가진 못하지만 여전히 멀리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별관
서울 성북구 동소문로24길 31 덕우빌딩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