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청담/이태원까지 가지 않아도 가성비 있게 맛있는 생면 파스타를 즐길 수 있는 작은 가게. 거기다 파스타를 쏘주와 함께! 이탈리아 교환학생을 하면서 가장 친숙했던 음식, 피자와 파스타. 맛의 고장 볼로냐에서, 유학이라고 하긴 부끄럽지만 어쨌든 8개월을 살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훌륭한 피자와 파스타가 너무 저렴했다는 점. 피자는 장작 화덕에서 구운 것이 한 판에 3유로~5유로. 그리고 흰수염 덥수룩한 할아버지가 장인의 손길로 밀어제끼시는 반죽, 주방에서 끓이는 볼로네제 라구와 화이트라구 냄새. 7유로 정도면 정말 맛있는 생면 파스타 경험이 가능했다. 그랬는데 한국에 와서 파스타가 2만원~3만원대인 걸 보면, 멸치국수를 해외가서 그 가격에 먹는 느낌이라 맘 속에 넘어야 하는 배리어가 살짝 생기는 게 사실 (그러다 입에 넣는 순간 다 잊지만). 어딜가나 파인다이닝에서 먹는 건 비싸겠지만, 편하게 맛있는 파스타를 먹을 수 있는 곳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파쏘가 딱 동네에 숨은 고수 파스타집같은 느낌. 파스타랑 쏘주를 파는 이 곳은, 생면 파스타를 1만원 내외, 비싼 게 1만원 중후반대로 맛볼 수 있는 곳. 파스타 라인업도 주기적으로 개편하셔서, 새로운 파스타를 맛보러 가야한다. 사진이 남아있는 이 날에는 화이트라구 빠빠르뗄레와 생합찜, 쏘토닉을 주문. 화이트와인에 소/돼지 블렌딩된 화이트라구 소스. 고기와 화이트와인에서 오는 깊은 감칠맛이 가득하고, 넓은 면이 라구 소스를 한껏 묻혀 그 향을 입었다. 블랙올리브 파우더와 트러플 오일이 감칠맛을 더해줬다. 꾸덕한 그 소스를 포크로 연신 긁어 입에 넣게되는 맛. 생합찜은 생합, 바지락, 바질, 애호박을 올리브유 베이스로 끓여내신 찜. 달달하게 섞은 쏘토닉과 굉장히 잘어울린다. 패배하지 않는 조개찜+소주 조합이 아니던가. 맛있게 조개를 먹고나면, 남은 소스에 파스타 추가가 가능하다(+4천원). 그러면 완전 새로운 파스타 하나가 나와서 소주 2병 정도를 더 먹게된다. 파스타를 먹으러 가서 소주에 취해나오는 기분좋은 경험이 가능. 또 최근 메뉴가 바뀐 것 같던데 방문 요망이다. 가까운 곳에 이런 가게가 있음에 감사. 잘먹었습니다!
파쏘
서울 광진구 군자로 174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