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디저트 잔뜩 먹었더니 한식이 먹고 싶었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 절로 생각나는 뜨끈한 국밥. 근처에서 유명한 한국순대를 다녀왔습니다. 술국과 순대 주문! 평소 자주 가는 집 근처 순대국집에서는 다대기가 다 풀어져서 나와서 빨간 국물의 술국이 익숙했는데, 한국순대의 술국은 다대기가 위에 올려져 나온다. 취향껏 적당히 풀어먹으면 되는데, 다대기 자체는 매운 맛이 덜해서 썬 청양고추를 요청해써 넣어줬더니 딱 적당하게 칼칼하면서 시원한 술국이 되었음. 처음에는 좀 번거로웠는데, 한국순대의 깊고 진한 감칠맛이 느껴지는 육수를 한번 맛보고, 그 다음에 다대기를 넣고 나서 먹는 재미가 또 다르기 때문에 이것도 나쁘지 않은 듯! 순대도 맛있었다. 순대는 아바이 순대를 좋아하는 편이라 아바이순대를 먹다가 찹쌀순대를 먹으면 상대적으로 순한맛이라, 강한맛을 선호하는 내 입에는 항상 2% 부족하게 느껴졌는데, 여기 찹쌀순대는 아쉬운 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음. 이와 혀에서 느껴지는 순대의 식감과 구수함 다 만족스러웠다. 근데 깍두기는 진짜 주먹만해서 이건 한입씩 베어물기에도 애매한 수준이었다. 그리고 묵은지 말고 국밥이랑 먹는 깍두기는 이렇게 신맛이 강하게 익힌 것보다는 아삭아삭하면서 새콤달콤함이 잘 느껴지는 걸 선호하는 편인데, 한국순대 깍두기는 한입 먹자마자 눈이 감길 정도로 시고 먹기에 힘든 크기라서 매우매우 아쉬웠음. 무엇보다 의아한 가격. 머리고기와 순대만 들어간 기본이 11000원, 특 순대국 12000원인데, 물론 들어가는 내용물도 다르고 양도 차이도 나겠지만 메뉴판을 보는 손님 입장에서는 굳이 시킬 이유를 못 찾을 것 같다. 술국과 순대도 만족스럽게 먹었지만 메뉴를 고려했을때 이 정도의 가격을 주고 먹을만 한가? 하면서 계속 생각하게 되고! 양재동 순대국 물가인건가 싶고. 요즘 치솟는 물가를 생각하면 또 이해는 가지만 서운하기도 하고! 모르게쒀여... 무튼, 좋아하는 메뉴, 만족스러웠던 음식 때문에 아쉬운 부분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느껴졌다. 넘나 맛있게 먹어서 가격을 감수하고 순대국과 수육도 먹어보고 싶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또 아쉬울 것 같은...!

한국순대

서울 서초구 바우뫼로35길 4 원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