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미(YEOMI) 다이닝 (Contemporary, 서울 강남구 신사동 - 도산공원 부근) "음식을 먹고 난 뒤에 입에서 느껴지는 맛이라는 뜻" 의 여미(餘味)입니다. 조금 검색을 해보니 익선동 열두달에서 일했다가, 19년 1월 즈음부터 업장을 열었다고 하시는군요. 포잉에서 식사권을 구매했으며, M 코스 (7.5만)으로 다녀왔습니다. 도산공원은 교통도 딱히 좋지 않은데 대체 왜 좋은 업장들이 많이 몰려있는건지 잘 모르겠네요. 부촌이라는 신사동과 압구정 등이 가까워서일까요? 돈이 많으면 대중교통 안 타고 차로 다녀도 되므로? 👍 우리 재료를 사용해 기존의 음식을 재해석하는 능력이 상당히 뛰어난 곳입니다. 국가간, 지역간, 문화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일종의 통섭이 가장 먼저 진행되는 분야가 식문화 쪽이라고 보는데 이러한 제 해석에 잘 부합하네요. 재미난 요리가 많았어요. 특히 재료를 다루는 면에서 아주 세심한 고려가 엿보입니다. 방문 당일 구성으로 먼저 아뮤즈부쉬 3개가 나왔습니다. 이후 누룩으로 발효한 식전빵을 조밀하게 간 렌틸콩과 같이 내어오는데, 인절미 같은 식감을 주면서 아주 맛났네요. 프랑스산 무슨 버터와 곁들였는데 이 또한 일품입니다. 다음으로 벤다이, 칼리플라워 등을 구워낸 채소를 멸치 소스와 내오고, 항정살 베이컨을 들기름으로 살짝 처리한 것이 나왔어요. 다음으로는 야생 및 모렐(!!! 이거 비싼 건데) 버섯을 블랙 트러플과 두부 마스카포네와 내왔어요. 개인적으로 이날의 최고였습니다. 제가 버섯을 좀 많이 좋아해서 ^^;; 현장에서 추가결제하고 도다리 요리도 먹었는데요, 타다끼 느낌을 다소 주는 구이입니다. 다음으로 시간 졸여낸 토마토 소스와 짝을 맞추는 토끼 토르텔리니, 버터로 구워낸 돌문어와 관자가 10시간 끓인 냉이 소스가 함께 나옵니다. 이 소스 기가 막힙니다 ㅠㅠ 주된 식사 전에 도다리, 5가지 곡물, 된장 베르베르와 두릅으로 엮어낸 죽이 나오고, 이후 짚과 벼로 2주 드라이에이징해서 블루치즈의 맛도 살짝 나는 오리구이가 나옵니다. 이거 JMT! 두껍고 양도 실했어요. 흑마늘 후무스, 라따뚜이야채와 우엉, 고구마, 베이비 아스파라거스도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우니를 미친 듯이 올려낸 골동면이 나오는데요, 육포를 갈고 고추장과 곁들여서 나오는데 와우 이거 신기한 맛이에요. 차게 나오는 면이니 참조하세요. 그리고... 예약사항에 적어놓긴 했지만, 생일(이라기엔 너무 늦었는데?)을 축하한다는 의미에서 별도로 케익도 무료로 주셨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매장 내부도 아주 깔끔합니다. 👎올라가는 계단이 철제 계단인데, 이게 업장 분위기와는 맞지 않습니다. 도산공원 부근의 다층 건물 중 한 층을 임차해서 쓰는 건데, 깔끔한 내부와는 달리 입구가 다소... 음식 재료와 맞춘 음료를 내주는 건 필요하다 봅니다. 가령 멸치 소스를 사용한 음식을 줬다면, 그 사이에 입을 풀어줄만한 자그마한 차라도 주는 게 좋다 보는데 그냥 물을 주시더군요. 덕분에 멸치의 비린 맛이 물에도 그대로 남아서 이후의 식사에도 다소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런 걸 방지하기 위해서 보통은 와인 페어링을 사용해 입을 씻어내지만... 흑흑 전 돈이 없어서 3잔에 5.5만 정도 하는 걸 주문할 엄두는 못냈어요. 농담처럼 쓰긴 했는데 주류 가격이 상당히 셉니다. 부담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도다리구이는 솔직히 말해서 의도를 잘 알 수 없었어요. 어마무시한 식사 코스에 비해 디저트는 조금 약합니다. 커피에 수제 마카롱 하나. 물론 마카롱이 상당히 좋긴 했는데요... 그리고 온도 및 습도 조절을 목적으로 에어컨을 계속 켜놓으셨는데 3월 저녁에 느끼기엔 조금 내부가 추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식사 양이 그리 많지는 않으니 참조하세요. 제가 먹는 양이 많다지만 식사 마치고 라면 또 먹을 뻔했네요. * 보통 탁자 10석, 바 4석으로 운영하는데 COVID-19의 영향으로 요새는 운영 방식이 다소 바뀌었을 수 있습니다. 방문일에도 저를 비롯해 예약한 사람 2팀이 앉을 수 있도록 탁자 위치를 바꿔놓았으니 확인하시길.
여미
서울 강남구 언주로164길 35-3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