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유 수제맥주프로젝트협동조합(크래프트 펍, 서울특별시 강북구 수유동 – 북한산국립공원 빨래골 입구 부근) 그 영역이 경제, 정치, 행정의 무엇이든간에 이른바 주민의 ‘참여’ 그 자체는 이제 표면적으로는 경시할 수 없는 하나의 가치이자 흐름이 된 듯 싶어요. 주민참여예산제의 광범위한 도입도 그렇고, 도시재생사업 등에 원주민 의견청취도 절차적으로/실질적으로 시행하는 것도 그렇구요. 이러한 ‘주민 참여’의 기치를 전면에 내세우는 맥주집이 있다 해서 굳이 발걸음해봤습니다. 공간 소개에 앞서 이 펍(?)이 들어선 배경부터 말씀드려야 할 듯 싶습니다. 강북구 수유1동의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2021년 1월에 ‘빨래골 생활문화공작소’가 들어섭니다. 이 지역은 2018년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도시재생뉴딜사업 대상지 중 하나인데요, 빨래골 생활문화공작소 1~3층은 모두 주민들이 ‘주인’입니다. 가령 1층에는 ‘함수 목공방’, 2층에는 펍 ‘수유맥주’, 3층에는 제로웨이스트숍과 카페를 겸하는 자원순환가게 ‘환장(환경을 생각하는 장)’이 들어서는 식입니다. 👍 2016년 수유동 주민 5명이 ‘아빠들의 수다’라는 소모임으로 시작해 5년간 공부하고 100여차례 맥주를 직접 만들며 개발한 레시피로 탄생한 자체 수제맥주를 판매합니다. 현재 이사장(!)은 황성현씨로, ‘우리가 만든 공간과 우리가 만든 맥주로 우리 동네를 알리자’는 목적으로 2022년 1월 출범한 장소입니다. 문을 여는 과정에 주민 후원이 큰 힘이 됐다는군요. 인테리어 비용(3천만원)을 출자금 1천만원과 60여 명의 주민 후원금 2천만원으로 충당했다고 합니다. 한 달 동안 주민을 대상으로 선구매 방식 후원을 진행했는데, 시음회에서 맥주를 맛봤던 주민 등 여러 사람이 이용권을 기꺼이 사줬다네요. 남양주 화도에 위치한 주식회사 에잇피플브루어리에서 위탁양조하고 있습니다. 아빠라거, 수유페일에일, IPA 등 6종 맥주를 350ml 잔과 500ml 캔입으로 판매합니다. 현장에서 드실 경우 수유 페일에일이 3,900원밖에 하지 않습니다!!! 맛도 홉 등을 잘 살려 경쾌하고 시음성 좋네요! 이 외에 안주도 무려 10개를 판매하는데요, 이 중 두부 찹스테이크(김주옥 개발)는 2022년 4월 초 주민이 직접 참여한 ‘경선’을 거쳐 뽑힌 메뉴입니다. 이 역시 값도 저렴합니다. 찾아간 날(금요일 저녁)도 주민들로 가득차서 모두가 즐거이 먹고 마시고 얘기하는 모습 보는 것이 좋았어요. 다음에는 시간 내서 진득히 앉아서 직원분들과 이야기 길게 나누며 안주도 먹고 그래볼 생각입니다. 👎 가기가 쉽지는 않아요. 우이신설 경전철 삼양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거나, 아니면 걸어가면 되는데 걷기에는 언덕과 구릉이 가득한 1.1km의 길.... 생각보다 경사가 강려크해요. 맥주 맛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데... 전반적으로 모두 몽글몽글(?)하고 마시기 편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뒤집어 말하면 치고 나오는 특성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구매했던 맥주에서 공통적으로 무언가 모를 잔당감이 감지됩니다. 온도가 올라갈수록 더욱 이런 특징이 도드라집니다. 드실 거라면 비교적 시원한 상태에서 빠르게 드시기를 권장합니다. 그래도 이런 곳은 먹어서 많이 많이 응원해줘야겠죠? * 맥주라벨을 처음 디자인할 때에는 남성만 있었는데 주민의 문제제기로 지금의 형태로 바꿨다는 일화가 재미있기도, 의미깊기도 했습니다. ** 에잇피플브루어리는 2019년 12월 시작, 대표적인 상품에 경기도농업기술원을 통해 쌀 맥주 제조기법을 전수받았으며 각종 경연에서 호성적을 거둔 곳이기도 합니다. *** “마을은 주민들이 함께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며,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 그간 형성돼온 공동체와 관계가 훼손될 수밖에 없다. 모두 아파트로 지을 수 없는 만큼 저층주거지는 보존하며 필요한 부분을 충족해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드는 도시재생도 필요하다”는 말도 곱씹어볼 면이 많다 생각합니다. **** 경향신문 2022년 3월 27일자 기사, 서울앤 2022년 4월 7일자 기사의 내용에 크게 의존했습니다.
수유 수제맥주
서울 강북구 인수봉로23길 37 1층
고맥 @godok_b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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