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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키
4.5
13일

* 아사가 我思佳("아무개") 차관(茶館) (찻집, 경상북도 경주시 천군동 – 보문단지 일대) 경주 출장의 마무리를 차로 닫아봅니다. 몇 해 전 몸조리를 하겠노라며 술을 아예 한달간 끊고 보이차 등만 내내 마신 적 있는데, 그때 조금이나마 차 맛을 알았어요. 음료의 왕이 왜 차라 하는지 어렴풋이 이해하겠구요. 그 뒤로 차를 찾아가며 조금씩 즐기던 차에, 출장지 근처에 이전부터 지도에 점찍어둔 찻집이 있어 동료들과 찾아갔습니다. 👍 아사가차관에 대해 블로그 등을 찾으면 ‘입문하기 좋은 곳’이라는 평이 많은데 가게 안에 즐비한 각종 다구와 차를 보면 쉬이 그런 말을 할 수 없습니다. 김이정 대표(만 63세)는 20대 초반 출장차 들른 기림사에서 주지가 내어준 차를 맛보고 그 매력에 빠진 후, 건강상 이유로 직장을 그만두고 30대 초반 전세금 1,500만원을 기틀로 2002년 5월 첫 찻집(전통다원 아사가)을 열어 지금까지 운영하며, 2006년부터는 회비 인상도 없이 매달 차회(매월 둘째주 금요일)를 빠짐없이 열어오신 분이기 때문이죠. 이 차회가 발전해 2016년 제1회 경주세계차문회축제인 100석 차회로 발전하면서 이를 매년 개최(2024년 7회)할 정도이니 말 다했죠. 주로 중국차(대만 포함)를 위주로 판매하는 곳인데, 크게 청차와 노오룡, 홍차, 청병, 보이차 등으로 나뉩니다. 이전부터 즐겨마시던 백호은침 정백(2020년 1급, 1인 1.5만원) 맛봤습니다. 끓였다 식힌 80도 전후 물에 6~8분 정도 길게 우릴 정도로 섬세하게 다뤄야 하지만 그 맛은 여리고 여운이 은은하게 남는 것이 매력이죠. 시간만 더 있다면 80년대 청병 이런 거 먹고 갔을텐데 넘나 아쉬운 것 ㅠ.ㅠ 가래떡 구워주신 것도 맛났고, 나무 위주의 따뜻한 내부도 참 좋아요. 6대 가량 주차할 수 있는 공간도 나름 널찍합니다. 아! 화장실이 엄청나게 깨끗해요. (좋은 의미에서) 주인장 성미를 엿볼 수 있는 면모랄까요. 하루 한팀만 예약 가능한 2층 공간도 별도로 있습니다. 👎 애초에 보문단지 자체가 경주 ‘시내’(이른바 황리단길)로부터 꽤 떨어져있는데 이 찻집은 더욱 멉니다... 황남동에서도 차로 15분 가량 가야 해요. 경주월드 방향에서 오신다면 논두렁 좁은 길로 차를 안내할텐데 동네 길이 상당히 좁습니다. 어느 곳이든 그렇겠지만 어느 정도는 차 지식이 조금은 있어야 이 장소를 더 풍성히 즐길 수 있을진대, 제 혼자 생각이지만 약간의 진입장벽은 있는 곳이 아닐까 싶네요. 물론 그럼에도 좋은 곳임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만. * ‘차관’은 청나라 시절 널리 쓰인, 찻집을 일컫는 명칭 중 하나라 합니다. * 다음과 네이버카페(asaga77)를 동시에 쓰다 현재는 네이버 위주로 꾸준하게 차회(茶回) 소식을 공유합니다. 2025년 1월 3일 215회 차회에는 24명이 모여 부추떡 떡국으로 식사하고 과일과 떡을 다식으로 곁들여 섬진노을차(2018년 차 박람회 대상 수상), 백호은침(2022년 야생), 보이차 산차(1980년대-김은호 회장 증정), 진사제 모수 대홍포(2009~2011년), 죽통차(1930년대), 유자감차(1960년대) 6종 차를 맛보았다고 합니다 츄베릅...... 여기에 대금 독주까지 더한다네요. * 차를 끓이고 분배하며 차회를 주도하는 자를 물 끓이는 사람, 팽주(烹主)라고 한답니다. 215회 팽주는 설은재씨였답니다. 앞서 언급한 보이차 산차를 증정한 김은호씨는 경주 상공회의소 회장이라니 돈 많은 분...? 참고로 섬진노을차는 40g에 4.8만원이라고 합디다. * 백차가 6대 종류에 들기는 하지만 2019년 기준 중국 전체 차 생산량에서 1.3%밖에 되지 않으며, 이것도 구미권에서 관심이 증가해 지난 10년간 생산량이 늘어난 결과라고 합니다...? * 백호은침(白毫银针 / 白毫銀針)은 푸젠성 북동부 푸딩(福鼎)시 쩡허(政和)현에서 생산되는 백차의 대표적인 차이며, 생김새가 여린 싹과 같이 하얀 솜털이 송송하고 은빛 바늘(Silver Needle)과 뾰족하다 해서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운남에서 온 대백 차나무에서 윗부분 싹만 쓰고, 별다른 공정 없이 약간의 발효만 거쳐 그늘에서 자연건조한다네요. 숙성연수(예컨대 1-3-7년)에 따라 맛이 더해진다고 합니다. * 오피니언뉴스 “문기영의 홍차수업” 2021년 3월 7일자 기사, 경북신문 2024년 9월 10일 기사, 네이버카페 차회 소식 등에서 많은 내용 가져왔습니다.

아사가 차관

경북 경주시 천군1길 1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