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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키
4.0
8개월

* 아도니스(막대기 Bar, 대전광역시 중구 대흥동 – 대전 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부근) 청주 나들이의 마지막을 머전에서 마무리합니다. 이전부터 점찍어둔 막대기 아도니스 ADONIS 들렀습니다. 1997년부터 운영 중인 정통 막대기 가운데 하나입니다. 오래된 상가건물에 입점한 곳이에요. 👍 바텐더의 뚝심과 철학이 여기저기 강하게 묻어나며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주(造酒) 실력이 돋보이는 아늑한 장소에요. 다소 번잡한 중앙동 일대 상가와 궤를 아예 달리 하는, 어둑어둑한 조명과 원목 위주로 구성한 내부공간은 마치 우리가 ‘세상과의 단절’을 위해 평소와 다른 장소를 방문한다는 경구를 일깨워줍니다. 엄청난 양의 위스키와 칵테일(이전 스타일 것도 제법 있어요) 목록이 빼곡히 적힌 두꺼운 메뉴판부터 이미 사장님 내공이 담뿍 반영되어 있습니다. 모든 주류와 칵테일 가격이 황당할 정도로 낮아요. 그렇다고 결코 허투루 내어주지 않습니다. Wild Turkey 5년산 버번 정량 30ml 다 넣고 탄산수도 Canadian Dry 캔을 사용한 하이볼 한잔이 0.8만원? 대부분 칵테일 또한 1만원 이하입니다. Adonis Vogue, Green Eye 등 독창적인 것이 많아요. 그 중 추천은 역시 은하영웅전설(銀河英雄伝説) 자유행성동맹군 사령관인 ‘양웬리(Yang Wen-li, 楊文里)’ 칵테일이죠. 리큐르를 잘 쓰까서 만들었다! 는 호쾌한 설명에 걸맞게 제법 도수가 높지만 달달한 맛이 잘 침투한 숏 드링크입니다. 가게 입구부터 ‘아가씨 없음’이 큼지막하게 적혀있으니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주취자 출입금지 및 강퇴, 실내 금연, 조용한 대화 준수, 향수 과다 사용자 출입금지 등 제법 규칙이 빡빡한데 그만큼 술이라는 음료를 제대로 즐길 조건과 분위기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이해할 법합니다. 말이 이렇지 사장님 자체는 의외로 친절한 편이거든요. 잘 관리된 바 원목과 그 위에 떨어지는 핀조명, 조용한 재즈까지 참 좋은 공간입니다. 대전 집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딱 2번 가본 것이 전부란 것이 아쉽네요. 대전에서 좋은 막대기(Bar)를 추천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이유가 있는 곳입니다. 👎 28년을 이어가는 영업에 4.5라는 높은 점수를 주려다 결국 4.0으로 내린 데에는 사장 특유의 철학과 접객 정책 때문입니다. ‘의외로’ 친절하다는 것은 분명 접객이 맞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며, 실제로 그럴/그렇게 보일 소지가 다분합니다. 좋게 말하면 요청한 것을 군더더기 없이 해주는 깔끔한 접객이며, 좋지 않게 말하자면 제법 까칠하고 퉁명스럽습니다. 단골이나 술에 대한 관심사가 많은 것으로 보이는 손님에게는 말도 잘 거고 서비스 잔도 주는 모습을 저도 봤지만 이런저런 면모 덕에 진입장벽이 없다곤 말 못하겠네요. (어느 정도 검증이 끝난 듯 한데) 칵테일에 사용하는 리큐르 질이 썩 좋은 편은 아니라는 D모 갤러리의 지적도 있습니다. 메뉴판에 위스키와 칵테일 가격을 적어놓지 않았는데 이것도 문제될 소지가 다분하죠. * 양웬리와 대척점을 이루는 로엔그람 왕조의 라인하르트(Reinhard von Müsel/Lohengramm) 칵테일은 리큐르 수급 문제로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네요. * 인스타와 네이버 블로그를 매우 열심히 운영하십니다. 가게에서 다루는 웬만한 술과 칵테일의 정보가 나와있습니다. 업데이트도 매우 활발하며, 이달의 위스키/칵테일 추천글이 계속 올라옵니다. * 사장님 아들이 일하기 시작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썰이 있습니다.

아도니스

대전 중구 중앙로130번길 24 3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