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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키
4.5
1개월

* 아타쉬케밥 Atash Kebab (케밥,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수동 – 수도권 전철 1/3호선 종로3가역 부근) 흥인지문 근처에서 을지차루(乙支茶樓, 2021~)를 운영하는 조석범씨가 2024년 12월 3일 그날 정식으로 문 연 케밥집입니다. 독일/모로코/이란을 위시한 60곳 케밥집을 거친 경험을 토대로 새로이 재해석한 Döner를 판매합니다. Atash(آتش, 또는 Azar آذر )는 페르시아어로 ‘불’을 뜻하는데 요쪽 음식 다루는 곳에서 흔히들 이름에 넣는 단어더라구요. 👍 근래 맛본 되너 중 가장 제 취향이었습니다. 두툼하게 썰어내는 고기하며 채소를 비롯한 다양한 재료를 양껏 넣어주는 것이 말아먹는 탄수화물 ‘쌈’이 주는 본연의 포만감을 제대로 준달까요. ‘잘된 스까’ 방식인 아타쉬 케밥의 경우 파서닭고기, 로메인, 사워크라우트, 페타, 요거트 소스, 튀긴 채소 그리고 시라즈(Shiraz) 샐러드의 7가지 재료가 들어갑니다. 베를리너/알제리/막시무스 케밥은 조금씩 구성을 달리하구요. S는 직접 말아먹는 형태로 20cm, 일반크기 M은 30cm 길이(말아줌)입니다. 하리사(هريسة) 소스 양으로 매운 정도를 1~4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요. 2단계 매운 맛으로 아타쉬 그리고 막시무스 1종류씩, 음료는 냉침 보이차(1잔 0.4만원) 주문했습니다. 소스와 재료의 조합이 마치 10년전 들렀던 이란에서의 그 느낌을 다시 되살려주는 듯해서 참 좋았어요. ’12년산 보이차 10g을 물 한통(1.5~2.0L)에 넣고 8시간 상온에서 ‘우려낸’ 후 냉장보관했다는 냉침차는 깔끔하면서 끝에 달달한 맛이 감도는 것이 상당히 매력적이었네요. 그러고보니 조 사장님은 엄청난 차 덕후이자 전문가이기도 하죠. ‘2025년 콜드플레이 내한공연 납품이력’이 괜히 외벽에 붙은 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Weiss 맥주를 비롯한 주류도 판매하는데, 무려 케밥집에서 돔페리뇽(1병 50만원, Vintage 모름)을 판다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익히 알고 있는 맛을 재미있게 비틀었지만 기본엔 충실한 점이 상당히 매력적이었어요. 이란 돌아다니며 지겹게 봤던 조로아스터교 문양(아후라 마즈다, اهورا مزدا) 오랜만에 본다는 말로 대화 물꼬 트면서, 조로아스터교 성지 야즈드(یزد) 다녀왔다니까 매우 부러워하던 사장님에게 제 얼굴 각인시켰으니 수차례 찾아가서 쿰척대볼 요량입니다 👎 시라즈식 샐러드를 넣은 것이 특징이라고 하지만 (사장님도 인정했듯) 사실 이것도 범(凡) 서아시아 그리고 지중해 권역에서 먹는 샐러드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 물론 쉬이 찾아볼 수 없는 형태이니만큼 감사합니다! 하고 먹었지만요. 외부의 드럼통(?) 입석 제외하면 내부 4자리밖에 안되는 매우 작은 공간입니다. (특유의 고기 구워내는 방식 탓이라곤 하지만) 재료를 정성스레 준비하는 건 좋은데, 주문 인원수에 따라 케밥 나오는 시간이 제각각입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 4명분을 먼저 만들어놓은 상태였는데 다음 제 주문 받기까지 15~20분이 더 걸린다고 했는데요. 그날 바쁘지 않아서 기다릴만했지만 점심시간에 찾아온 직장인으로선 당혹스러울 수 있겠네요. 30cm짜리를 먹어도 양이 많단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만 케밥 하나에 1.2~1.5만원 정도이니 결코 싸다고 할 순 없죠. * 시라즈는 이란 남부에 있는 인구 약 2백만명의 대도시로 근처에 페르세폴리스가 있는, 어찌 보면 페르시아 문화의 정수 중 한 곳이라 할 수 있어요. * 같은 ‘불’을 뜻하는 아랍어는 Nar(نَارٌ )라고 합니다. 페르시아어 표기와 차이가 있죠(인식 문제로 글자가 깨지네요). * 이 집 케밥을 ‘독일식’으로 써낸 글이 왕왕 보이던데, 정작 독일식은 Berliner 한 종류이고 나머지는 다른 형태이니 맞말은 아니겠어요. * 케밥집 덕분에 을지차루는 토요일 하루만 문 여는 ‘축소영업’ 형태이고, 대신 포도주 10% 할인 혜택 등을 준다네요.

아타쉬 케밥

서울 종로구 수표로 93-1 금용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