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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나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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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각국 대사관이 위치한 가파른 언덕 위에 있다. 올라갈 땐 숨 차 하면서 낑낑대지만, 내려올 땐 금방 털레털레 내려올 수 있다. 가게내부는 프랑스 시골 마을에 있을 것 같은 오두막 같이 생겼는데, 천장이 높아서 약간 동굴 식당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러나 워낙 어두워서 음식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카메라 밝기를 천장 높이만큼 쭉쭉 올려야 했다. 저녁 코스(7.5) 먹었다. 사진에는 없지만 폭신폭신한 그리시니를 주신다. 각 요리에 대해 서버 분께서 설명을 지금보다 좀 더 구체적으로 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 요리에 비해 크고 화려한 접시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먹으면서 이 설거지를 어떻게 감당하실까 생각했다. ■ 어뮤즈부쉬: 달팽이 요리 포크 비슷한 도구로 어떻게 잘 꺼내 먹으면 된다. 그러나 필자는 구석기인이 돌로 깡깡 주먹도끼를 만들 듯, 달팽이와 깡깡 사투를 벌여야 했다. 치열한 전투 끝에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는 달팽이를 꺼내 먹긴 했지만, 동행인은 달팽이 하나를 꺼내는 데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 애피타이저: 관자 + 연어 이 날 먹은 음식 중 제일 맛있었다. 전체적으로 되게 상큼!발랄!했다. 중간중간 비트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야채들이 있었다. 가운데에는 연어 위에 오세트라 캐비어가 올라가 있었고, 양옆은 관자였다. 사실 필자는 오세트라 캐비어가 뭔지 몰랐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알을 낳은 철갑상어 종의 이름이었다. (종에 따라 벨루가, 오세트라, 세브루가 캐비어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가장 많이 유통되는 종류의 캐비어라고 한다. 오늘의 상식 습득! ■ 전복 카르파치오 밑에는 아보카도가 있다. 전복은 되게 부드러웠다. 발사믹 드레싱을 쓴 것 같았다. 아보카도도, 전복도 굉장히 연해서 치아에 그 어떤 장애물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순탄하게 씹혔다. 그래서 너무 흐릿하고 무른 디쉬가 될 뻔했는데 먹다가 예고 없이 씹힌 통후추 덕분에 오히려 입체감이 살아났다. ■ 고구마크림스프 사실 이건 왜 주시는 걸까 3초 정도 고민했다. 간이 세지 않았고, 부드럽고 고소했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맞아들이기 전에 속을 풀고 유연하게 만들라는 계산인 것 같았다. 만약 필자에게 선택권이 있었다면 표면이 덮이도록 크루통(빵)을 탈탈 부어서 먹었을 것이다. 하나만 외롭게 있어서 아쉬웠다. ■ 로제파스타 새우랑 날치알이 들어간 로제파스타였다. 다행히 흔하고 흔한 시판 로제 소스의 맛은 아니었다. 그러나 로제보다 거의 토마토에 가까운 소스였다. 물론 새우는 통통하고 컸다. 파스타가 소라 모양의 꼰낄리에 파스타여서 안에 소스를 잘 머금고 있었다. 대신 뜨거워서 잘 식혀 먹어야 했다. ■ 바질셔벗 스테이크를 먹기 전에 입가심을 하라고 주셨다. 사각사각 맛있었다. 바질 향이 엄청 강해서 가그린하는 것 같았다. ■ 스테이크 스테이크도 나쁘지 않았고 가니쉬도 괜찮았다. 다만 큰 감흥은 없었다. ■ 디저트: 커피 or 캐모마일 / 크림브륄레 필자는 캐모마일 차를 마셨다. 음료가 먼저 나오고 뒤이어 크림브륄레가 나왔다. 크림브륄레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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