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초맛 만주 스키장 셔틀이 건대로 오는 김에, 건대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화양리는 전통적 화교촌이기에, 자연스레 중국인 거리로 향했다. 대흥, 얼땅쟈, 반티엔야오 카오위, 송화산시 도삭면 등등 좋아하는 식당이 밀집해 있는 구역이라 아무데나 들어가도 맛있으리란 심산. 마침 자리가 많던 이곳에 입장했다. 중국어를 들으니, 양꼬치보다는 요리가 먹고 싶어져 꿔바로우, 깐쇼새우, 마파두부를 주문했다. 공기밥도 주문하려 했으나 모두 볶아버렸다는 충격적 얘기를 듣고 볶음밥을 시킬 수 밖에 없었다. 조금 기다리니 볶음밥이 등장한다. 중국어가 주는 신뢰감 답게 고슬고슬 잘 볶았으나, 꽤 짰다. 마치 미국 호텔 아침 뷔페에서 베이컨을 먹는 기분. 이어 나온 깐쇼새우. 새우 크기는 중하 정도로 그리 크지 않았다. 갓 조리한 듯 튀김옷은 바삭했으나 소스가 너무나도 시큼했다. 매운맛도 잘 느껴지지 않아 전반적으로 아쉬웠다. 그나마 케첩 맛도 약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꿔바로우는 괜찮다. 아무래도 동북요리의 근본 음식이다보니 그런 듯 한데, 갓 튀겨 따뜻하고 쫀득한 튀김옷이 인상적이다. 다만 이것도 소스가 너무 시큼하다… 마지막 마파두부. 아무리 동북 3성과는 멀리멀리 떨어진 청두에서 온 음식이라 해도 이건 너무하지 않나 싶다. 매운맛, 얼얼한 맛 둘다 전부 실종된 맛이다. 마치 급식에서 나오는 마파두부를 먹는 듯한 맛. 메뉴 이름을 두부라 바꾸면 좋지 않을까 싶다. 한식이 식초를 많이 쓰지 않고, 신 맛에 익숙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사실 식초는 발효 음식이라는 특성상, 신맛 이외에도 좋은 향과 감칠맛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중국의 흑식초, 일본의 적초 등이 좋은 예시일 터. 근데 이런 가격에 좋은 식초를 썼을 리 만무하니, 그냥 식초 범벅인 듯 해 매우 아쉬웠다. 음식도 중국인거리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현지 느낌을 살리지 못한 부분. 아쉽다. P.S 그래도 볶음밥은 맛있다… 리뷰 보니 양꼬치는 맛난 듯 하니, 양꼬치에 볶음밥 시도해 보시길.
고향 양꼬치
서울 광진구 동일로18길 10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