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 풍미 Pseudo-동북 아주대는 참 애매한 곳이다. 수원 도심에서 많이 떨어져 있기도 하고, 주변 가까이 고등학교의 영향으로 아무래도 대학 상권이 크게 발달하진 못했다. 학교 앞 구색을 맞출만한 술집은 있으나, 아무래도 상권이 크지 않기에 먹을 만한 음식점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식도락이 강한 이들은 광교나 매탄, 인계 등등으로 도피를 택하는데, 중식을 좋아하는지라 오늘의 도피지는 매탄동이다. 동북풍미라는, 하얼빈이 떠오르는 이름을 지나 입장하면 마치 건대 양꼬치거리같은 비주얼의 실내가 펼쳐진다. 이곳의 양꼬치도 꽤나 맛잇으나, 오늘의 타점은 라조기와 마파두부. 이곳이 동북 요리 베이스라는 것을 알려주는 라조“기”를 먼저 주문한다. 그러나 웬걸, 등장한 음식은 사천 비주얼 가득하다. 사실 원래 이름은 라즈지인 이 요리는, 동북 3성을 거쳐 한국에 오며 이름은 라조기로, 스타일은 달달하고 끈적하게 변화한 음식이다. 원래의 라즈지는 닭고기를 매콤하고 얼얼하며 건조하게 볶아낸 사천 음식인데, 이곳은 동북과 사천 딱 중간 맛이다. 얇지 않게 튀긴 닭고기는 동북, 건조하고 화자오 가득한 양념은 사천성. 매력적이고 맛도 있다. 다만 닭이 뼈가 있는 데다 너무 잘게 튀겨놓아 입 안의 포만감은 적다. 이후 나온 마파두부도 꽤나 사천스럽다. 얼얼하고 알싸한 화자오 냄새가 가득하고, 큼직하게 썰린 두부도 연두부는 아니나, 살짝 부서지는 연함이 있다. 단맛도 그리 과하지 않아 꽤나 맛있었다. 이곳에 오면 꼭 시켜 보길. 이곳의 마지막 좋은 점은, 안주와 돈이 부족할 때 배를 채우기 좋은 볶음밥과 만두가 있다는 점. 볶음밥은 특별할 것은 없지만 고슬고슬 잘 볶은 근본 볶음밥이고, 만두는 양고기 향이 꽤나 강하고 피가 두꺼운 조그마한 만두이다. 둘 다 적당히 맛있고 포만감을 주니, 이것이 대학생에겐 축복이다. 대학교 앞에서 쉬이 보기 힘든 현지스러운 식당이다. 광동, 후난, 동북, 복건 등등 쉬이 세기도 힘든 중국 요리 중 개인적으로 사천을 제일 좋아하는데, 동북이라는 이름 답지 않은 사천스러움이 매력적이었다. 현지인 식당 답게 대동맥, 힘줄 등등 독특한 메뉴도 많이 파니 시도해 보길. P.S 마파두부 시킬거면 덮밥 말고 본품+공기밥 시키길. 양도 많고 가격도 좋다.
동북풍미
경기 수원시 영통구 매여울로57번길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