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오리 이래서 어른 말을 잘 들어야 유황오리, 진흙구이, 능이백숙 등. 한약재를 넣거나, 소위 보양식이라고 불리는 메뉴들의 이미지는 보통 나이드신 분들이 계절에 따라 먹는 음식인 것이 사실이다. 젊은 세대 입장에서는 선호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인데, 최근 유행중인 “백숙 먹자 했잖아”밈도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베드타운인 명일동이나 길동에서 조금 나온 하남시의 교외에 위치한 오리집이다. 전형적인 교외 식당 다운 정원을 낀 비주얼. ##진흙구이 예약을 해야만 맛볼 수 있는 메뉴이다. 조리 과정을 직접 보진 않았으나 진흙제 토기 안에 오리를 집어넣어 굽는 요리이다. 껍질이 처음에 눈에 띈다. 콜라겐이 전부 녹아내려 부드럽고 식감이 좋고, 마치 북경오리같은 기분좋은 콤콤한 향이 식욕을 돋운다. 고기는 부드럽고 맛있다. 토기가 오븐 역할을 하는지, 마치 로스트 비프나 수비드를 한 고기를 연상시킬 정도로 균일하게 잘 익었다. 호일로 감싸서 굽기에, 육즙 손실도 적어 촉촉하고 부드럽다. 잣, 대추, 인삼 등등 다양한 부재료를 넣고 지은 찹쌀밥이 안에 들어가 있는데, 오리의 육즙을 머금어 감칠맛을 품고 있다. 찹쌀밥 자체도 부드럽고 달달해 별미이다. 한약재 향은, 오리 누린내를 딱 잡을 정도로만 있어 과하지 않다. ##들깨수제비 오리 육수를 넣은 듯한 들깨미역국과 들깨수제비가 차례대로 나온다. 그리 특별하진 않으나, 들깨향과 감칠맛이 잘 어우러져 맛있다. 수제비는 뇨끼를 연상시킬 정도로 작고 두꺼운데, 직접 뗀 듯 하진 않아 아쉽다.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으로 맛이 좋았다. 오븐에 익힌 듯 부드러운 고기와, 한약재로 잘 잡은 육향까지. 이래서 돈 많은 아저씨들이 줄서는 식당에는 이유가 있나보다. 가격도 인당 2만원 정도로 저렴하니 선입견을 지우고 술 한잔 하러 가는 것은 어떤가. P.S 상추 겉절이와 김치볶음이 참 맛있으니 리필 자주 해보길. 재방문의사: 4/5
또오리
경기 하남시 천호대로1358번길 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