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백함과 고소함, 그 사이 어디쯤에서 경양식 돈까스와 구별되는 그것을 '일식 돈까스'라 이름한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그 '일식 돈까스'에 푹 빠진 상태다. 옆 동네 주민들이 자주 간다는 곳이 있기에 네이버 지도 앱을 열었다. 마침 산책길 도중에 있었다. 햇빛 쨍한 산책길을 지나 빛깔이 자취를 거둔 건물에 들어갔다. 광명무역센터. 이 건물을 지나칠 때면 꼭 커닝시티가 떠올랐다. 코끝에 맴도는 쿰쿰한 냄새가 이 상상에 현실감을 더했다. 공실이거나 문을 닫은지 오래인 듯한 가게들. 그 사이에서 긴 젓가락 심볼로 이름을 대신하고 있는 간판이 눈에 띄었다. 가까이 가니 통유리창 너머로 내부가 보였다. 개방형 주방을 다찌석이 ㄴ자로 둘러싼 모습이었다. 문을 열기 전 멈칫했다. 일요일 오후 1시에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잠시 스쳐간 걱정은 기우였던 것 같다. 주문한 메뉴가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좌석이 가득 찼다. 그들 대부분이 이곳의 단골인 듯, 사장님과 두어 마디씩을 주고받았다. 대화를 bgm 삼아 가브리 등심을 한 입 베어물었다. 두툼하지도 얄팍하지도 않은, 도톰한 고기 한 점. 그 한덩이가 육즙에 젖은 채 살결을 따라 포슬하게 풀리는 감각이 혀에 닿았다. 네 조각을 음미하고 한 조각이 남았을 때 이미 신호가 왔다. 하지만 두 조각 쯤은 더 감당할 수 있다는 믿음 아래 안심을 추가했다. 가브리가 붙었어도 등심은 등심. 서걱이는 식감과 고소한 맛으로 지방이 자기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간 분명하지 않았던 안심의 감각을 체득할 수 있었다. 대기자가 생길 무렵, 보리차를 두어 번 더 따라 마신 후 다찌석을 비웠다. 회색 빛깔 소도시를 지나 유채색의 산책길로 돌아왔다. 니글거림 없이 든든한 포만감을 안고 걸음을 이어갔다.
도톰카츠
경기 광명시 일직로 72 1층 11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