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하몽과 사과, 에멘탈 치즈를 따뜻하게 데운 베이글 위에 올려서 먹었습니다. 입에 넣을 뭔가를 만드는 데엔 재능이 없는 편이라 간만에 맛있어서 기록해둬요. 사실 맛 없거나 평범한 식당은 기록을 하려고 해도 떠오르는 말이 없어서 비난보다는 침묵을 택하는 편입니다. 모든 끼니가 맛있을 수는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맛있는 식사를 해낸 날에는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싶어지는 거겠죠. 주말엔 흑백요리사를 보면서 대가들의 손짓에 맛의 순서를 그려보고 향과 텍스처를 상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니까 아 나는 참 먹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싶더라니까요. 어렸을 때부터 무엇 하나 끈덕지게 사랑하는 법이 없었는데 음식이라는 건 얕게 넓게 마음을 줘도 돌아오는 게 많구나, 참 즐겁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도 자주 드나들진 않지만 즐거움을 다시 곱씹게 되는 곳이라 마음으로는 크게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기장처럼 쓰곤 있지만요. 모쪼록 듬성듬성 연휴도 즐겁게 맛있게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