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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내돈주고 사먹지 않은 음식 중 하나. 그건 바로 빙수. 메뉴를 보면 항상 굳이? 라는 생각을하게 되고 기회가 생겨서 먹을 때도 대체로 굳이? 라는 생각이 바뀌지는 않는 그런 메뉴 중 하나다. 팥도 썩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도 좀 작용할지도 그리고 팥이랑 이것저것 막 비빔밥처럼 섞어놓은 것이 식욕을 그리 자극하진 않아서였다. 하지만 맛있다는 추천도 많고 날을 미치도록 덥다. 나도 워낙 안 찾아먹다보니 이번기회에 한번 맛있다는 데서 먹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단팥죽집일 테니 팥이 좋을테고. 어쩌면 팥빙수라는 이름이 붙는 곳보다 되려 더 맛있을 것 같달까. 메뉴는 매우 단순했다. 팥빙수+옵션 단팥죽+옵션 음료 딱 이런 느낌. 가게 외관은 뭐 들어오자마자 느껴지는 올드한 편안함. 즐겨먹는 메뉴는 아니기에 그저 대세에 따라서 눈꽃밭빙수에 인절미까지만 추가. 보자마자 놀란 건 팥을 얹어주지 않는다는 점. 빙수에 콩가루를 살짝 얹어주었고 그상태에서 각자 그릇에 담아간 다음 거기서 팥을 얹어서 먹는다. 인절미도 따로 담겨져있다. 이 점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보기에도 좋고 위생적이기도 하다. 그리고 위에서 팥이랑 다 섞어 놓으면 처음에는 맛있는데 밑으로 내려갈수록 너무 뒤섞여서 맛이 없다. 얼음이 곱고 부드럽게 갈렸다. 질감이 꽤 좋다. 고소한 콩가루가 더해져서 좋고 거기에 여기 팥이 또 부드럽고 맛있길레 자꾸 손이 갔다. 인절미는 팥빙수를 잘 찾지는 않지만 좋아하는 조합이다. 쫄깃함과 고소함으로 무장한 덩어리가 들어가 있으니 팥이랑도 어울리고 시원한 빙수랑도 좋은 느낌이다. 팥빙수로 막 맛있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데 여긴 또 오고싶을 정도로 맛있다.

연희단팥죽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가길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