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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방문은 회식때 양꼬치 경장육슬 마라새우 일품냉채를 주문했었는데 예상보다 맛있었다. 양꼬치는 뭐 일반적이었지만 경장육슬과 일품냉채 마라새우가 굉장히 맛있었다. 내 원픽은 경장육슬 경장육슬은 20살 때 처음 접했던 음식이다. 처음으로 중국 갔었을 때 한국사람들끼리 모이면 으레 이 음식부터 주문하곤 했다. 중국음식 유명하다는 음식이 있긴 하지만 솔직히 종류는 어마어마하게 많고 거부감 또한 상당하다. 한국사람들이 잘 못먹는 음식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래도 한국사람들이 중국 현지음식에 적응할 때 가장 먼저 적응하는 음식이 바로 경장육슬이다. 돼지고기와 춘장소스 솔직히 짜장면을 어릴 때부터 먹어온 우리로서는 낯설지 않은 맛이기 때문이다. 슬은 화교들이 써온 발음인데 우리말의 발음으로는 실“사”絲. 즉 경장육사가 맞는 발음이다. 실처럼 길다는 뜻인데 고기를 길게 썬 모양을 뜻한다. 중국발음으로는 “찡쟝로쓰” 음성을 올릴 수 없는 게 아쉽다. 경은 베이징일테고. 장은 된장같은 장을 뜻한다. 영어에서 스테이크가 소고기구이이듯 중국에서 육은 돼지고기를 뜻한다. 베이징에서 장으로 요리한 돼지고기 채썬요리. 중국에 오래 살수록 오래 살았다는 걸 티내보려고 쓸데없이 멀리하기도 했지만 중국을 떠난지 10년이 되어간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생각나는 음식 중 하나였던 것. 짭쪼름한 춘장소스에 쫄깃한 돼지고기. 보통 이 음식이 나올 때 채썬 야채들이랑 건두부피가 같이 나왔다. 기호에 맞춰 월남쌈마냥 쌈싸먹으면 되는데 나는 그냥 고기만 좋아했었던 듯. 내가 좋아하는 건 단순한 고기랑 고수의 조합. 지금은 고기에 대한 집착이 그때만하지는 않고 다양한 재료들과의 조합이 좋아져버렸다. 나이가 들어서인가? 건두부피에 이것저것 얹어먹는 재미도 은근히 있다. 예전에는 생각도 안해보고 고기에만 집착했는데... 일품냉채는 양장피 같은 느낌의 음식이었다. 회식이라 사진을 못 찍었는데 많은 중국음식집의 양장피들이 하나같이 다 맛이 없고 비싸서 피해왔었는데 여기는 가격도 높지 않고 맛도 좋다. 톡쏘는 진짜 양장피 맛. 여담인데 내 생애 최고의 양장피는 베이징에 북사대 근처 뚱베이라오쟈라는 음식점에서 먹었던 마쟝소스 범벅된 양장피. 아직 능가하는 거 못봤음. 마라새우는 한국에서 먹어본 중국음식 중 산초가 가장 많았다. 산초는 중국에서 지뢰라고도 부른다. 밝으면 터지는데 음식의 맛을 돋워주긴 하지만 씹는순간 혀가 너무 얼얼하기 때문이다. 이날 평소와 달리 술이 좀 들어가서 호기롭게 이 산초를 7개를 숟가락에 얹어 먹었다가 혓바닥 뽑히는 줄 알았다. 그렇게 술 쳐먹고 객기 부리지 말자는 교훈을 다시 마음속에 새긴다. 이게 구정 전의 일인데 그게 생각나서 쿠팡이츠로 주문해봤다. 일품각이 배달도 되길레.. 경장육슬 맛있었다. 물론 어떤 음식이든 매장에서 먹는 게 가장 맛있다. 배달하는 순간 맛이 떨어진다. 그래도 배달용기가 매우 깔끔해서 집에서 그냥 써도 될 정도. 볶음밥은 중국에서 먹었던 거보다 업글된 느낌이다. 재료들이 풍성한 계란 볶음밥. 왠지 아시아나 고추장튜브랑 잘 맞을 거 같다. 경장육슬 소스랑도 뭐 나쁘지는 않다.

일품각

서울 영등포구 양평로 46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