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와서 살짝 추운 날 들렀던 분당 석운동의 이탈리아음식점. 공간이 넓어서 자연적이고 한적해서 어르신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느낌이다. 자주 가던 이탈리아 음식점들의 일반적인 분위기랑 이 근처 이탈리아 음식점들은 조금 차이가 있다. 이 근처 음식점의 손님들은 아무래도 분당 강남에 사는 사람들이면서 차가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하여 연령대가 비교적 높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이탈리아 음식점도 왠지 이러한 취향에 맞춰진 거 같은느낌이 살짝 들었다. 분위기 정말 예쁘고 넓고 한적하고 풀도 나무도 있는 곳. 그리고 예쁜 인테리어의 이탈리아 음식점. 메뉴를 보면 그런 느낌이 더욱 많이 든다. 부모님이랑 같이 왔었는데 엄마가 여기를 와보고 싶었던 이유가 있다. 진한 토마토베이스의 해물스튜로 만든 파스타. 우리에게 익숙한 짬뽕의 얼큰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메뉴가 있기 때문이다. 메뉴를 보는 순간 보였다. 딱 봐도 이탈리아 말로 “한뚝배기 하실래예?” 이러는 느낌이 확 온다. 주빠풍기스프 풍기샐러드 주빠디깔라마리 카페산떼파스타 마르게리따피자 아메리카노 카푸치노 요렇게 주문했다. 세트메뉴도 있어서 끼워맞춰보려 했으나 가격차이 크지 않다. 단품을 추천한다. 몇년전부터 서양 음식점의 스프 맛에 좀 매료된 적이 있어서 주문했었다. 하지만 여긴 그런 스프는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약간 오뚜기 마크가 머리속에서 빙글빙글 돌았다. 맛이 없는 건 절대 아니다. 하지만 딱히 시제품을 이기는 맛은 아니었다. 풍기샐러드. 재료 싱싱하고 버섯이 들었고 올리브유발사믹이 올라갔다. 발사믹은 비교적 묽은 편. 이렇게 이야기하면 맛이 떠오를 것이다. 바로 그 맛이다. 파스타는 두가지 다 정말 맛있다. 일단 쥬키 ~ 는 시뻘건 국물에 오징어 홍합이 보이는 것이 짬뽕이 따로 없다. 솔직히 말해서 노렸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토마토베이스의 국물은 살짝 맵긴 하지만 그리 맵지는 않다. 그리고 굉장히 시원하고 속이 든든한 느끼이다. 파스타 면도 한국인 취향의 식감으로 익혔다. 뚜에이오에 있던 빠세파스타랑 굉장히 닮았다. 카페산떼파스트는 오일파스타다. 카페산떼(조개관자)랑 마늘쫑 등이 들어간 파스타인데 짭쪼름하게 간이 정말 잘 되어 있고 재료들이 아주 잘 익었다. 관자는 얇게 썰어져서인지 쫄깃한 맛보다는 부드러운 맛으로 기억된다. 면 또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식감이다. 양도 은근히 많다. 마르게리따 피자 마르게리따 치고는 독특하다. 약간 고르곤졸라랑 반반 섞인 느낌이다. 마르게리따라면 모짜렐라, 바질, 토마토일텐데 일반 바질은 윌리를 찾아라 느낌이 들 정도로 적다. 토마토는 말린 것을 썼는데 은근 입 안에서 톡톡 터지는 느낌이 괜찮다. 맛있는데 내가 아는 마르게리따랑은 좀 다르지 싶다. 카푸치노는 은근 거품이 부드러워서 괜찮았다. 시나몬은 없이 나왔다. 석운동의 전형적인 한국인 입맛의 이탈리아 식당. 왠지 뚜에이오가 생각나는 곳이다.
헬로 오드리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석운로202번길 1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