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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오랜만에 망플 게더링! 사람 수도 그리 많지 않고 적당한 인원수로 진행된 모임. 하림에서 운영하는 왕스덕 고오급 중식집. 주로 북경오리로 유명한 곳이다. 베이징덕 혹은 페킹덕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졌는데 중국어로는 베이징 카오야라고 한다. 앞 쪽에 베이징은 지명이고 카오는 “굽는다” 야는 “오리”를 뜻한다. 중국음식의 이름은 조리방식+주재료 이런 경우가 꽤 많다. 명나라 황실에서 즐겨 먹었던 요리이고 원래 난징에서 시작했다가 명나라 수도가 베이징으로 올라가면서 베이징카오야가 되었다. 서민음식은 아니고 주로 높으신 귀족들이 즐겨먹는 음식이라 한다. 개인적으로는 중국에서 오래 살면서 그렇게 즐겨 먹었던 음식까지는 아니었다. 왕푸징에서 몇번 먹어봤을 때는 그렇게 크게 와닿지 않았다. 20대 초반일 때의 나한테는 조금 기름진 느낌이었다. 기대를 너무해서였을까?사실 기름진 다른 중국음식들 다 굉장히 잘 먹었는데 왜 굳이 카오야는 좋아하지 않았을까? 왕스덕 모임을 지원한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다. 중국 살면서 그리 찾아먹지 않았던 베이징카오야. 난 당시 음식에 대해 지금처럼 흥미가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음식에 관심이 많이 생긴 지금은 좀 다르게 느끼지 않을까? 일단 코스는 삼품냉채 북경오리 유산슬 고추잡채 식사 디저트 이렇게 제공되었다. 삼품냉채는 언제나 그렇듯 뭐 딱 그 재료맛이 난다. 중식집에서 항상 첫 시작을 알리는 음식 중 하나. 첫 시작답게 라이트하다. 두번째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 북경오리이다. 직접 셰프님이 오셔서 칼로 썰어주시는데 이게 은근 볼만하다. (중국에서도 자주 보던 장면이다.) 북경오리 껍질은 설탕에 찍먹. 나머지는 특제소스인 야장과 오리 파채를 곁들여서 밀 전병에 싸먹는다. 일단 야장이 워낙 감칠맛이 좋은 사기캐였고 북경오리는 퍽퍽하지 않도록 적당히 수분을 머금고 있었고 기름기가 적당해 느끼하다는 생각이 1도 들지 않았다. 잡내도 전혀 느껴지지 않는. 꽤 괜찮은 퀄리티의 오리고기 맛을 보여준다. 왠지 중국에서 먹는 것보다 나은 것 같은데? 한국 패치가 살짝 들어가서 그런 것일까? 유산슬은 해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재료들이 아주 다양했는데 좋게 말하면 모든 재료들의 맛과 식감이 서로 나서지 않고 적당히 어우러지는 느낌이고 나쁘게 말하면 뭘 먹었는지 잘 기억에 안 난다. 고추잡채를 좋아하는 편인데 적당히 맛있었다. 아주 자극적이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사실 이후에 나오는 음식들이 다들 북경오리를 능가할만한 임팩트가 없었다. 꽃빵도 그냥 꽃빵이다. 식사인 짜장면. 사실 뭐 큰 기대 없이 주문했다. 자신있게 짜장면 짬뽕 볶음밥 중 짜장면을 고르긴 했는데 그 이유는 내가 중국집 짬뽕과 볶음밥을 막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음........딱 내 기대치와 맞는 음식이 나왔다. 시제 소스를 쓰지 않는 것이 장점이면서 단점이다. 장점이라면 다른 곳과 다른 맛을 보여준다는 점이고 단점이라면 그렇다고 해서 딱히 더 맛있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디저트는 상큼한 과일 맛이 나 달달했고 시원했다.

왕스덕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130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