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해미읍성에 혼자 왔을 때 읍성 뚝배기를 들렀었다. 그땐 왠지 국밥의 맛이 묵직하지만 매력을 잘 느끼지 못했다. 영등포로 이사한 후 이 지역이 국밥 맛집으로 소문난 곳들이 상당히 많았고 그 사이 꽤나 많은 국밥에 대한 경험치를 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읍성뚝배기를 다시 와봤다. 일단 몇가지 변화가 있었다. 위치가 살짝 바꼈다. 해미읍성 주차장에서 살짝 걸어야 했던 거 같은데 지금은 바로 근처다. 그리고 입식테이블로 다 바꼈다. 보다 깔끔해졌다. 신발을 벗지 않아 참 편해졌다. 그리고 문대통령이 왔다갔다. 대통령이 앉은 자리라고 안내한 자리도 있었다. 메뉴는 소머리곰탕, 시골설렁탕, 수육 이런 식이다. 종류는 많지 않다. 설렁탕에 소면 들어가는 거 싫어하는 편인데 여쭤보니 소면이 들어간다. 그래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소면이 없는 소머리곰탕을 주문. 소머리곰탕은 묵직하지만 깔끔하고 꾸밈없이 깊었다. 다른 맛을 더 내지 않아서 소금 후추로 간을 조금 해 줘야한다. 그래도 국물 자체가 깊고 맑아서 조금만 쳐줘도 맛은 확 살아난다. 소머리곰탕이니 다 얼굴살인 듯 하다. 그래도 고기 부위들이 은근 실하다. 반찬으로 편육 3점이랑 김치 깍두기 마늘 등이 나왔다. 배추김치는 아삭아삭하고 은근 맵고 자극적인데 깍두기는 살짝 싱거웠다. 편육도 먹을 만 했다. 마늘은 솔직히 저렇게 나오는 거 신기하면서도 먹기가 많이 불편해서 먹다 남길 수밖에 없었다. 고기랑 편육은 양념장에 겨자를 살짝 풀어서 찍어먹는 거 같았다. 짭쪼름함 사이에 겨자의 톡 쏘는 맛이 고기 맛이 혹시나 밍밍해 지는 걸 방지해준다. 아무래도 처음 올 때보다는 확실히 와닿는다. 한번에 확 끌리는 음식의 맛을 아니다. 하지만 아마 자주 먹으면서 중독되면 쉽게 빠져나오긴 어려울 거 같다.
읍성 뚝배기
충남 서산시 해미면 읍성마을1길 7-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