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방문해서 어향육슬을 우연히 주문했었다가 생각보다 훨씬 맛있었던 양꼬치집. 그때도 혼밥으로 항상 갔었다보니 양꼬치는 먹어보지 못했다. 이번에는 어향육슬 대신 경장육슬을 계획하고 가 봤었다. 네이버 지도에서 이곳의 정보를 보니 운영시간이 따로 없었다. 그랬기에 그냥 12시 반쯤 도착하면 식사가 가능할 줄 알았다. 알고보니 오후 2시에 오픈하는 식당이었다. 오후 2시에서 새벽 2시까지 오픈한다. 나는 최근에 이곳에 한번 방문했다가 허탕친 기억이 있다. 휴가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이다. 휴가날인데 웬일인지 놀러가지 않고 여기서 뭔가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번에도 2시 오픈인데 일찍 찾아왔었기에 허탕칠 타이밍이었는데 온 손님을 두번이나 돌려보내서는 안돼니 기다리라고 하셨다. 그랬더니 주방 분들이 출근을 했다. 엄청난 민폐를 줬다는 생각도 들었으나 감사한 배려를 받았다는 생각이 겹쳐 어찌해야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결국 여기서 식사하기로 결정. 경장육슬 하나를 주문했다. 다른 것도 주문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혼자 먹기엔 너무 많을 것 같았다. 경장육슬은 京베이징,醬춘장肉은 돼지고기 絲는 실을 뜻하는 “사” si(1성)은 “쓰”정도로 발음되는데 아마도 화교들의 의해서 “슬”이라는 발음으로 굳혀진 듯 하다. 북경 음식이며 춘장이란 양념을 사용한 얇게 채썬 돼지고기볶음 요리인 것이다. 춘장에 잘 볶아진 돼지고기와 채썰어진 여러종류의 야채들 그리고 건두부피가 같이 나온다. 야채는 두루 대파 오이 당근 고수 등. 대체로 비슷비슷하다. 베이징 인근 살던 “진씨 할아버지”가 만든 음식 현대 음식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서비스인지 아니면 원래 나오는 것인지 춘권피가 같이 나왔다. 경장육슬을 싸먹으면 된다. 고기는 중국에서 먹었던 것보다는 덜했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먹은 경장육슬 중에서는 맛있는 편이었다. 워낙 이상한 경장육슬을 많이 접해온 나로선 굉장히 유사한 음식을 오랜만에 먹을 수 있어서 반가웠다. 간은 비교적 강하게 나왔다. 건두부피와 야채들과 같이 먹으면 알맞다. 건두부피에 먹는 것도 재미있다. 이건 사실 카오야를 먹는 방식을 모방한 것이라고 한다. 황실 음식인 카오야는 비싸서 엄두도 못내니 돼지고기라는 비교적 저렴한 재료로 만들어 비슷하게 먹어 보려는 것인가보다. 그래도 가장 훌륭한 맛을 내어준 건 춘권피였다. 빙을 살짝 벌려서 그 안에 고기랑 야채를 넉넉하게 넣고 먹었더니 특유의 쫄깃함이 더해져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경장육슬을 오랜만에 먹어서 반가웠다. 중국에서 정말 학교앞 떡볶이 정도 가격으로 먹던 것을 파스타 가격으로 먹어야 하니 반가워도 자주 먹을 수 없어 아쉽다.
준이네 당산 양꼬치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36길 1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