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에서 핸드드립 괜찮은 곳 소개해달라고 하면 이야기할만한 곳이 딱 한곳 있었다. 그곳은 전국구 커피 맛집이라 생각했다. 적어도 경기도에서 올만은 하다고 생각한 곳이 있었는데 그곳은 엘카페였다. 엘카페는 선유도역 근처 위치에서 카페를 운영하다가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돌연 이사를 갔다. 용산구로 이전했다고 한다. 교통이 매우 취약한 지역이라 들었다. 그렇게 영등포에서 추천해줄만한 카페 no.1이 떠나갔다. 그 외에는 크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드립커피집”은 딱히 없었다. 그래도 나한테는 차선으로 갈만한 작은 카페가 하나 있었다. 드립커피 전문 카페 무이커피였다. 롯데마트와 코스트코 바로 근처에 위치한 아주 작은 카페. 테이블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곳이지만 너무나 매력적인 점이 몇가지 있다. 5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상당히 좋은 원두들을 드립으로 마셔볼 수 있었다. 물론 이정도의 메리트는 흔하다. 오늘의 원두는 3000원에 가능하다. 이건 좀 치명적이다. 단지 원두라 함은 개개인이 선호하는 향, 로스팅정도, 프로세싱, 진하기 등이 다 다르다. 만약에 내가 좋아하는 메뉴가 오늘의 원두로 3000원이라면? 상당히 큰 메리트가 아닐 수 없다. 아메리카노 3000원대 혹은 이 이하인 카페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드립커피가 저 가격은 거의 없지 싶다. 원하는원두는 따로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냥 오늘의커피를 주문했다. 가격은 3000원. 오늘의 원두는 부룬디 부테가나 풀리워시드 AA 부룬디는 국가이름인가보다. 르완다 밑에 있다. 르완다는 어찌된 이유인지 들어본 적이 많은 국가다. 하지만 부룬디… 처음 들어봤다. 당연히 지역이름이라 생각했는데 국가이름이다. 지역은 부루리. 부테가나는 뭔지 모르겠다. 농장이름인가? 검색해봤자 원두 이름으로서만 나오고 그 외에 검색되어 나오는 건 보테가베네타 뿐이다. (님이 왜 거기서 나오나요…) 워시드타입이고 프로세싱은 미디움 고도는 1750. 그리 높지는 않은 듯. 워시드 원두를 아주 선호하지 않지만 그래도 라이트하게 로스팅한 것만 아니면 괜찮다. 시러피한 산미가 나한테는 꽤나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미디움이라기에 이걸 골랏다. 마시고 갈 장소는 있다. 내가 처음 방문했을 때에는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가 심했을 때였지만 지금은 기다란 의자에 앉아서 마시면 된다. 다만 이번에 방문했을 때는 손님분들이 많이 오셔서 쾌적하게 마시기에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아니라면 카페에서 마실 이유는 없으니까. 테이크아웃을 하기에 살짝 불편한 점이 있다. 종이컵이 작다보니 이동하다보면 자꾸 흐른다. 커피 양을 똑같이 하고 종이컵을 좀 큰거를 쓰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 맛있다. 진하기도 딱 좋고 중배전이라서 자극적인 신맛은 없었다. 구수함이 지배적인데 조금씩 시트러스 맛이 은은하게 느껴졌다. 귤 같은 상큼함. 산뜻함은 강하지 않으니 신 커피가 싫다고 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그래도 확실히 나는 산뜻함과 풍부함으로 무장한 에티오피아 코케허니가 조금 더 좋았을 거 같긴하다. 이건 사실 그냥 오늘의 원두라서 골랐던 것. 여튼 영등포에서 핸드드립커피를 저렴하게 마시고 싶다면 꼭 가야할 카페이다.
브루잉 커피 바 무이 커피
서울 영등포구 선유로 176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