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청역 바로 근처에 있는 버거 맛집. 이색적이고 훌륭한 맛을 보여주는 곳. 내가 몇 년 전 회사 때문에 영등포구청에 들어온 뒤 처음에는 방 계약할 시간이 없어서 한달간 고시원 생활을 했다. 위치는 영등포구청역 6,7번 출구 사이의 작은 길가. 처음 도착했을 때 근처는 전부 낡은 거리와 공사장 뿐. 적막하기 그지 없었다. 그래서 가까우면서도 나도 모르게 피하던 골목이 있었다. 그로부터 몇 년 지난 지금은 주상복합의 깔끔한 건물들이 여럿 들어섰고 음습?한 분위기를 탈피해서인지 상권이 조금 발달하기 시작했다. 주변에 괜찮은 식당 카페들이 하나하나 들어서기 시작했다. 약간 양평역 근처 같은 느낌이다. 요즘들어 관심가질법한 식당 카페를 찾으면 왠지 이 근처인 경우가 많았다. 서도냉면도 그랬다. 와일드캣버거는 들어온지 언제인지는 정확히 모른다. 추측만 될 뿐. 최근으로 생각되긴 한다. 분위기가 아주 좋다. 음 뭐랄까. 역동적인 분위기랄까? 사장님이 미식축구를 아주 좋아하시는 걸까? 경기 영상을 켜두시기도 하고 관련 사진들을 벽에다 걸어두셨다. 관심 1도 없고 1도 모르지만 에너지는 느껴졌다. 메뉴는 클래식한 메뉴 몇가지와 아보카도가 들어간 버거가 보인다. 리뷰가 몇 없어서 어떤 메뉴가 좋은지 확신은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재미있어보이는 메뉴로 골랐다. 과카몰리버거. 원래 아보카도 버거는 좀 호-불호를 물어본다면 불호에 살짝 더 가깝다. 왜냐면 성공한 기억보다는 실패한 기억이 더 많기 때문이다. 더백푸드트럭이 예전에 아주 맛있었던 버거점이었지만 아보카도가 들어간 버거메뉴만큼은 너무 과했다. 과카몰레+아보카도가 들어가서 마치 아보카도를 다져놓은 벌판에 나뒹구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다운타우너의 아보카도 버거는 아주 맛있엇던 기억이 난다. 이곳은 어땠을까? 여긴 정말 좋았다. 아보카도는 맛이 과하지 않아 딱 햄버거의 맛을 풍성하게 만들어줄 정도로만 존재감을 보여줬다. 아보카도가 있어도 패티의 그릴감이 잘 느껴졌다. 번도 은근 쫀득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감자튀김은 두툼하다. 바삭함이 강조된 건 아니다. 감자의 구수한 향이 코와 입을 자극했고 적당한 짭조름함도 입을 즐겁게 했다. 아주 마음에 드는 햄버거집이다. 영등포구청을 떠나는 지금 좀 더 일찍 들어봤다면 혹은 좀 더 일찍 알았다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든다.
와일드캣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로19길 25-1 1층 10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