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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동은 참 독특한 곳이다. 오래된 공업사들이 즐비하던 어두침침하고 좁은 골목이었던 곳에서 언제부턴가 골목감성이라는 타이틀과 같이 유명해졌다. 출사 장소로도 나름대로 유명하고 다양한 술집 카페 음식점 등이 우후죽순 생겨난다. 낡은 거리와 화려하고 감성 돋는 업장들. 하지만 영등포에 3년가까이 살면서 그렇게 자주 가지는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출사장소로서의 멋도 좀 애매했고 애매한 갬성과 애매한 퀄리티의 음식과 음료들. 그게 내가 문래동에 가지고 있는 인상이자 또한 편견이었다. 하지만 어쩌다가 진짜배기가 등장하기도 한다. 마음에 드는 곳이 적지만 있긴 있다. 그 중 하나로 여겼던 형제조각. 영등포에서 가볼만한 가장 괜찮은 파스타집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예전 퇴근길 홀로 워크인으로 방문했고 램라구파스타와 부라타샐러드에 아주 만족한 적이 있었다. 나중에는 워크인이 힘들어지고 캐치테이블 입장만 가능하게 바뀌었다. 그리고 주류필수는 아니지만 음료필수였다. 사실 음료 라인업을 보면 와인을 고르게 되어 있긴하다. 밋업으로 방문했기에 여러가지 파스타를 먹어볼 수 있다는 게 좋았다. 파스타를 4종류를 할까말까 고민하다가 한종류를 혹시 양이 안 찰걸 대비해서 남겨두고 3개만 주문했다. 우니파스타 까르보나라파스타 램라구파스타 화이트와인 우니보따르가파스타가 먼저 나왔다. 링귀니면 위에 올라간 우니. 포스랑 스푼으로 조금씩 눌러서 다진? 후 비벼준다. 일단 치즈같은 굉장히 진득진득한 식감을 보여준다. 우니는 바다향을 머금고 있는데 문제는 간이 조금 강하다. 맛있긴 하지만 점점 짠 맛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까르보나라 노른자와 레지아노치즈 판체타 이것도 진득한 맛이 아주 강했다. 치즈 같은 진득함이랑 짭조름한 맛. 꽤 나쁘지 않았다. 우니가 워낙 짰어서 그런가 짠 맛이 덜했다고 느끼긴 했는데 실제로는 상당히 간이 센 편이라 생각한다. 면은 일반적인 스파게티면. 램라구파스타 예전에 먹었던 라구파스타인데 내가 좋아하는 파파르델레다. 다져진 양고기도 맛있고 타임의 맛이 묘하게 양꼬치와 비슷한 맛을 내 주었다. 이건 간도 과하지 않고 딱 적당히 맛있었던 느낌. 일단 개인적으로 면의 익힘은 세 파스타 모두 좋았다. 하지만 양고기라구를 제외하면 살짝 애매한 느낌. 맛이 없는 건 아니지만 막 누군가에게 추천하기는 좀 애매하다? 이런 느낌을 받았다. 아쉬운 방문이다. 가까이서 방문했을 때와 멀리서 방문했을 때의 느낌 차이인걸까? 문래동에서 가장 마음에 들던 업장 하나였던 형제조각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게 될 것 같다.

형제조각

서울 영등포구 도림로 440-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