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중부 샤코탄 반도의 말단부에 위치한 카무이곶. 이름과 같이 일견 종교적 색채마저 띌 정도로 신비로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지만 하필 내가 찾아간 날은 곶을 향하는 길이 폐쇄된 시기였다. 아쉬움을 달래려 샤코탄블루 아이스크림이라도 먹으러 매점을 향했건만 아뿔사, 여긴 아예 올해 영업 자체를 더 이상 안하네. 오로지 나를 맞이하는 건 길을 잃은 듯한 붉은 여우 한 마리. 아니 아이스크림보다는 이 녀석을 만나서 인사를 나눈 게 더 행운인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전망대에 올라서 본 동해의 경치와 천연덕스런 여우의 모습은 사소한 시름을 흘려보내 주었으니.
神威岬
〒046-0321 北海道積丹郡積丹町神岬町草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