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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무더워지니 자연스럽게 시원한 음식을 찾게 된다. 경상도 출신인 나는 어릴 적부터 냉면이나 다른 콜드누들보다 밀면을 즐겨 먹었다. '밀면은 지방에서 먹어야 제맛'이라는 인식 때문에 상경한 후로는 밀면을 먹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집 근처 밀면집을 찾아 오랜만에 밀면을 먹었다. [👀 첫인상] ⭐️⭐️⭐️⭐️ 머릿속에 있는 밀면집은 낡고 오래된 인테리어, 세월의 흔적이 남은 식기, 그리고 푸근한 할머니가 요리해주시는 곳이었다. 그러나 이곳은 매우 모던하고 힙한 느낌이었다. 가게의 간판은 깔끔한 흰색 벽돌에 시원한 푸른색으로 심플하게 ‘밀면집’이라고 적혀있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맞아준다. 푸근한 할머니 대신 젊은 사장님께 주문을 하고 착석했다. 인테리어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매장에서 흘러나오던 시티팝 음악이 뚜렷하게 기억난다. '나미 - 가까이 하고 싶은 그대 (전용현 리믹스)'가 흘러나오면서 밀면집을 일본 시골 해변가 앞에 있는 냉소바집으로 만들어주는 느낌이었다. [🤤 맛] ⭐️⭐️⭐️ 맛은 무난했다. 시원한 육수에 칼칼한 다대기, 계란, 오이, 무 고명을 얹은 일반적인 밀면이었다. 그러나 지방의 밀면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육수가 덜 진했다. 밀면 특유의 한약재 향이 약하게 느껴졌다. 계란도 반 개가 아닌 슬라이스 형태였다. 이 부분은 개인적인 루틴 때문에 아쉬웠다. 나는 항상 밀면을 먹을 때 계란 노른자를 먼저 먹고, 흰자에 면과 육수를 담아 같이 먹는 것을 첫 입으로 하는데, 이 중요한 의식을 치르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 가격] ⭐️⭐️ 맛만 보면 별점 3점 정도가 적당해 보이지만, 가격 때문에 0.5점을 깎았다. 내가 먹은 물밀면 기준으로 보통 9,000원, 곱빼기는 11,000원이었다. 곱빼기를 먹었지만 양이 많지 않았다. 서울 시내라 가격이 높은 점을 감안해도, 11,000원의 가치를 하는지는 의문이다. 내 생각에 밀면 한 그릇의 적당한 가격은 7,000-8,000원, 곱빼기는 1,000원 추가가 적당하다. 물론 이는 지방 기준이고, 서울은 임대료부터 재료비까지 다르겠지만 소비자인 나의 관점에서 이 밀면이 그 정도 가치를 한다고 보긴 어렵다. [총평] 경상도 밀면의 맛을 모르는 분이나, 특유의 한약재 맛을 좋아하지 않는 분이라면 맛있게 드실 수 있는 밀면이다. 서울에서의 첫 밀면 경험이기에 이 밀면집이 서울의 모든 밀면집을 대변하진 않을 것이다. 다른 가성비 좋고 맛있는 밀면집을 추후에 방문해 보고 싶다.

밀면집

서울 마포구 포은로 90 황금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