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앞에 있는 태블릿으로 웨이팅을 해 두면 연락이 온다. 대략의 웨이팅 시간도 알 수 있어서 꽤나 편리했다. 메뉴판이 외벽에 붙어있어서 메뉴를 미리 마음속으로 정해둘 수 있었다. 깔끔한 겉모습에 비해 내부가 엄청 지저분했다. 일단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보인 것이 열린 화장실 문과 변기였다. 매장 바닥은 자칫하면 넘어질 수 있을 정도로 미끌거렸고, 벨벳? 소재의 핑크색 의자는 때가 타서 시커맸다. 테이블은 앞서 흘린 음식찌꺼기가 군데군데 남아있었고, 식기에는 물자국이 보였다. 테이블간 간격이 좁고 짐을 수납할곳이 없어서 (바닥에는 절대 내려놓고싶지 않았다!) 불편한 자세로 식사를 해야만 했다. 종업원은 굉장히 불친절했다. 옆옆 테이블 앞에 멀찌감히 서서 우리를 곁눈질로 보며 “주문하실꺼 말씀하세요” 하질 않나, 음식이 나오면 던지다시피 테이블에 내려놓질 않나. 심지어 주문했던 스프는 아예 주문서에 넣지도 않았다. 음식양이 많아 주문이 들어가지 않은게 다행이었지만, 방관적이고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해서 매우 불쾌했다 다만 음식 맛은 나쁘지 않았다. 꾸덕꾸덕한 크림 리조또와 같이 나오는 돈가스는 처음먹어봤다. 쌀이 약간만 더 익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소스도 두가지 모두 매력적이었고, 육질 좋은 두툼한 고기가 적당한 두께의 튀김옷을 입고 있었다. 산폐한 냄새가 나지 않는 비교적 깨끗한 기름에 튀겨나온듯 했다. 일단 양이 매우 많았다. 돈가스가 두 덩이가 나오는데 한 덩이는 남기는 손님들도 꽤 많았다. 후식으로는 위스키가 조금 들어간 초콜릿이 나왔다. 나쁘지 않았다. 쉐프를 빼면 가볼만한 가치가 없는 집이다. 맛이 있는데도 재방문할 의사가 없는 몇 안되는 집.
경양식1920
서울 종로구 수표로28길 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