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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단위 모임으로는 좋지만 맛은 글쎄. 고양시 애니골의 텃주대감격인 곳. 고양시에 살아본 적도 없고 그저 한달에 한두번 왔다갔다하는게 하는게 전부인 나도 한두번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하고 오래된 곳이다. 일산에 갈 때마다 애니골에서 꽤나 뻔질나게 식사를 해봤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가본 적은 없던 곳이었는데 드디어 방문해보았다. (본관이 아닌 신관으로 방문하였음) 이런 대형업장의 좋은 점 중 하나는 편안한 마음으로 리뷰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굳이 업장 입장까지 헤아려가면서 좋은 말만 쓴다든가, 돌려돌려 말하려고 애쓰는 수고를 안해도 된다난 점이 장점 아닌 장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히 대놓고 콕찝어 흠잡을만한 점은 없는 그런 무난한 곳이다. 맛. 오리고기 취급하는 곳이야 많지만 테이블에서 직접 숯불구이하는 곳은 의외로 흔치 않다. 그것만으로도 희소성있는 식당이다. 그러나 그게 맛과 연결된다는 뜻은 아니다. 기대가 너무 컸던게 문제일까. 그냥저냥 무난한 맛이다. 잡내가 난다는가하는 기본이하 수준은 분명히 아니지만.. 맛있다고하기엔 무리. 후식 개념으로 나오는 녹두죽이 의외로 꽤나 간간하게 느껴지는걸보면 굽기 전에 소금이라도 더 쳤어야했나하는 아쉬움이 든다. 오리고기 냄새 대신 장냄새 가 올라오는 녹두죽은 맛있었다. 오리구이에서 실망했다가 대충 조미료 맞춰서 만든거같은 녹두죽의 비쥬얼에서 역시나..싶었는데 한입 먹어보니 어이없게 맛있어서 오리구이보다 녹두죽이 더 기억에 남는다. 가치. 함께 나오는 반찬이나 샐러드바(?), 부대시설을 생각해보면 요즘 시대에 결코 비싸지 않은, 오히려 합리적인 가격이다. 규모의 경제를 착실히 실천 중이신 것이 아닐까 싶다. 서비스와 분위기 전형적인 가족단위 접객이다. 적어도 눈에 보이는 곳들은 깔끔한 편이고(고기굽는 곳에서 이정도면 선방한거라 생각), 전반적으로 친절하다. 하지만 세심하다는 인상이 드는 친절은 아니었고, 나이나 짐작가는 직책과는 무관하게 종업원들간의 접객태도나 숙련도에 편차가 꽤 있어 일부 종업원만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같이 온 일행 말로는 자기 기억으로는 예전엔 고기를 구워줬었다는데 지침이 바뀐 것인지 손님이 직접 굽는다. 굽는 방법이 적힌 티슈곽을 눈치껏 잘 찾아 그대로 해봤는데 반마리를 한번에 뭉쳐진채로 불판에 올렸다가는 꽤나 볼썽스럽게 뒤적뒤적 구워야한다. 안그러면 한쪽면만 다 타거나 눌러붙기 십상이다. 맛이 있다없다 감히 평가하긴 어렵지만 그 정도의 수고를 감내할 맛은 아니라는건 확실하다. 물론 가격을 생각하면 그리고 가족이나 친한 지인과 함께왔을 대부분의 손님들의 입장을 생각하면 그럴려니하고 넘어갈 일이긴하다.

가나안덕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애니골길 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