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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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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메뉴 그림을 보고 한번쯤 가볼만하겠다 싶어 방문한 카린지. 솔직히 초록 카레 위에 핑크빛 안심 프리미엄카츠가 얹어져있는데 안 궁금해지는게 이상할거라고 생각 ㅎ. 당연히 주문도 시금치포크웰링턴카레로 주문했다. 점심 맥주라는 225ml짜리 생맥주도 한잔~ 포크웰링턴이라는 이름답게 안심에 듁셀 비스무리한 걸 바르고 베이컨으로 감싼 다음 다시 시금치로 감싸고 튀겨낸 듯한 안심카츠였다. 한 입 베어무니 뜨거운 육즙이 분수처럼 터져 흘렀다. 밑의 시금치카레는 밥에 따로 육수라도 뿌려놓은 건지 국에 밥말은거마냥 촉촉하고 알알히 흩어지는 느낌. 돈까스가 바삭하니까 식감의 조화를 의도하려했던 거 같다. 이렇게 하나하나 따져보면 굉장히 섬세하게 설계해놓았고 인스타용 비주얼을 만드면서도 맛까지 챙기려고 고심한 것 처럼 보이기는 하는데….문제는 이러한 설계중에 작동하는게 별로 없다. 우선 카레가 맛이 약하다는 것이 모든 문제의 시발점이 아닌가 싶다. 특징이 없다에 가깝기도 한데 색깔만 초록색이고 시금치 맛이나 향이 거의 없어서 일반카레와의 차이도 잘 모르겠다. 사실 그냥 오뚜기카레가 낫겠다도 싶다. 그리고 카레 점도가 떨어지는 편인데 여기에 밥을 적셔놔서 카레를 먹는건지…죽을 먹는건지… 그래도 돈까스 맛을 살리기 위해 일부러 카레를 죽였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돈까스 자체는 겉바속촉으로 잘 튀겨진 편. 하지만 안심을 감싼 재료들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 베이컨은 시판베이컨인듯 살짝의 쫄깃함만 있고 훈연향이 느껴지지 않는다. 듁셀비스무리한건 뭐로 만든건지 감도 안잡히고 시금치는 그냥 이름에 시금치를 넣기위한 구색맞추기용이 아닌가 싶을 정도. 돈까스에 찍어먹으라고 겨자소스도 주셨는데 돈까스카레는 카레가 소스가 아닌가….? 혹시나해서 같이 먹어봤지만 셋 간의 시너지는 없다시피했다. 무엇보다 이 한 그릇이 13000원이라는게 음…사실상 카레 반 그릇에 안심 한덩이인 양인데…. 뭐 시금치카레가 원래 이런 걸수도, 이런 무난함이 이 가게가 선택한 길인데 견식이 짧은 내가 오판한걸수도. 그래도 아직까진 카레 맛집보다 인스타 사진 맛집에 가깝다는건 확실해보인다. p.s. 서울숲에 동명의 가게가 있던데 메뉴가 아예 달라서 정식 분점인지, 실험용 메뉴를 내놓는 지점인건지, 아예 연관이 없는 건지는 몰?루겠다. 연관이 있다면 유독 서울숲 유명음식점들이 송리단길에 가게를 내는 경우가 많은 듯 한데 혹시 이유를 아시는 분은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카린지

서울 송파구 백제고분로45길 32 빌드원빌딩